안희정 전 충남도지사가 전 수행비서 김지은씨와 서로 격의없는 사이였다는 증언이 나왔다.
11일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1부(조병구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안 전 지사의 제4회 공판기일에는 김지은씨의 후임 수행비서였던 어모씨가 안 전 지사 측 증인으로 나와 이런 취지로 증언했다.
▲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가 11일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법에서 열린 4차 공판에 출석해 오전 재판을 마치고 법정을 나서고 있다.<연합뉴스> |
어씨는 대선 때 안 전 지사의 경선 캠프에 참여했고 김씨와도 캠프 홍보기획팀에서 같이 일했다. 그는 "안 전 지사의 경선 캠프나 충남도청 내부 분위기가 강압적이지 않았다"며 안 전 지사가 지시를 할 때도 '해주게' 등 부탁조였다고 말했다.
어씨는 "김씨는 저나 운행비서(운전담당)가 안 전 지사를 대하는 것보다 (안 전 지사를) 더 격의 없이 대했다"고 말했다.
어씨는 "올해 1,2월경 안 전 지사를 포함해 비서실 전원의 식사 자리에서 안 전 지사가 김씨와 농담을 하다가 뭔가로 (김씨를) 놀리신 듯 했다"며 "그러자 김씨가 '아, 지사님 그런 거 아니에요, 지사님이 뭘 알아요' 하는 식으로 대거리를 했다"고 전했다.
옆 테이블에서 고기를 굽다가 깜짝 놀라 고개를 들었더니 앞에 있던 다른 비서도 놀란 표정으로 눈이 마주쳤다는 것이다.
어씨는 김씨가 수행 비서로 일하는 마지막 날 관용차에서 안 전 지사에게 "전임 수행비서도 그만둘 때 울었는데 저는 울면 안 되냐", "사람들이 저보고 한직으로 밀려난다고 했다"고 울면서 말했다고도 증언했다.
이에 대해 검찰은 반대 신문에서 어씨 증언의 신빙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어씨가 김씨를 비방하는 댓글을 여러 개 달았을 정도로 김씨에게 부정적 태도를 보여왔다는 것이다.
김씨는 3월 어씨가 인신 공격성의 비방 댓글을 달았다며 어씨를 상대로 3월 서울경찰청에 고발장을 냈다.
검찰이 어씨에게 '김씨를 비방하는 댓글을 단 적이 있느냐'고 묻자 어씨는 "30~40개 정도 댓글을 단 적이 있다"고 대답했다. 검찰이 공개한 어씨의 댓글 내용에는 김씨를 향한 비속어와 인신공격성 발언, 사생활에 관한 공격 등이 포함돼 있었다.
어씨는 "안 전 지사와 관련한 조직에 있는 사람들이 모두 성범죄를 눈감고 성폭력을 방조하는 사람들로 오해받다보니 항변하는 뜻에서 댓글을 달았다"며 "수행 업무 전용 전화기의 기록을 내가 지운 것처럼 언론 보도가 나가서 억울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어씨는 19대 대선 때 안 전 지사의 경선 캠프에 참여했고 김씨와도 캠프 홍보기획팀에서 같이 일했다. 김씨가 수행비서였을 당시 정무비서로 일하다가 김씨를 이어 수행비서를 맡았다. [비즈니스포스트 고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