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용 기자 romancer@businesspost.co.kr2018-06-28 16:3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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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정사업본부 예금사업단이 최근 KRX300지수를 도입하기로 하면서 셀트리온헬스케어와 신라젠, 메디톡스 등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바이오기업들의 주가 상승에 큰 보탬이 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 다른 연기금들도 KRX300지수를 도입할 것이라는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
28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우정사업본부 예금사업단이 일부 운용자금의 기준지수(벤치마크지수)를 기존 코스피200 대신 KRX300으로 변경하기로 결정했다.
KRX300지수는 코스닥 활성화를 위해 거래소가 올해 2월 내놓은 시장지수다. 코스피 종목만을 포함하고 있던 기존 KOSPI200지수와 달리 우량 코스닥 기업들이 KRX300지수에 다수 포함되어 있다.
거래소는 코스피와 코스닥 종목을 통합해 시가총액 상위 700개와 거래대금 순위 85% 이내인 종목을 대상으로 재무 요건 및 유동성 등을 감안해 300개 기업을 추려냈다.
거래소는 KRX300지수 출범으로 코스닥 기업들에게도 투자가 확대될 것으로 기대했다.
기관투자자들이 수익률 기준으로 삼는 벤치마크지수를 KOSPI200에서 KRX300으로 바꾸면 자금을 위탁받은 자산운용사들이 KRX300에 포함된 종목을 중심으로 투자하게 되기 때문이다.
코스피200을 추종하는 자금은 약 50조 원 규모로 알려져 있다. 이들은 코스닥에는 투자하지 않고 있다.
반면 출시 후 반년이 되어가도록 KRX300을 벤치마크 지수로 채택한 기관 투자자는 없었다. 기관 투자자들은 투자 위험을 분산해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선물시장이 형성돼 있어야 한다. 그러나 KRX300을 기준으로 만든 파생상품은 드물었다.
거래소도 이런 문제점을 깨닫고 KRX300을 기준으로 만든 선물, 현물레버리지, 선물레버리지, 현물인버스, 선물인버스 지수 등 5종의 파생상품지수를 5월23일 발표했다.
이번 우정사업본부 예금사업단을 시작으로 다른 연기금들도 KRX300을 도입하기 시작할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특히 우정사업본부 예금사업단과 함께 국내 4대 연기금인 국민연금, 사학연금, 공무원연금 등이 KRX300으로 벤치마크 지수를 변경한다면 코스닥에도 대규모 주식 매수자금이 유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셀트리온헬스케어 등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기업들은 KRX300지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적지 않다. 보통 시가총액에 비례해 투자 규모가 정해지기 때문에 이 기업들은 주가 상승에 한층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코스닥 시가총액 1위인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시가총액이 15조 원인데 28일 종가 기준으로 코스피 시가총액 순위에 대입해보면 23위 정도에 해당한다.
2위인 신라젠은 시가총액이 5조 원, 3위인 메디톡스는 4조3천억 원 수준인데 이 두 기업들도 이날 종가 기준 코스피 시가총액 순위에서 60위 권 정도 된다.
송승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200을 추종하던 5조 원의 자금이 있다고 가정하고 KRX300으로 벤치마크가 변경되면 자금 유출입을 계산해봤는데 셀트리온헬스케어에 500억 원, 신라젠에 200억 원 등 코스닥 대형 바이오주 위주로 주식 매수 수요가 발생했다”고 분석했다.
송 연구원은 “우정사업본부의 이번 KRX300 도입은 다른 연기금 및 기관투자자들의 KRX300도입으로 이어지는 계기로 작용할 수 있다”고 바라봤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승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