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용 기자 romancer@businesspost.co.kr2018-06-15 14:4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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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경제협력이 이뤄지면 바이오기업 가운데 누가 수혜를 받을지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GC녹십자와 SK케미칼은 백신 등 의약품 지원에 따른 매출 증가가 예상되며 테라젠이텍스, 디앤에이링크, 마크로젠, 우리들제약 등은 비무장지대 및 북한 내 유해 발굴사업 추진 과정에서 수혜를 볼 수도 있다.
▲ 허은철 GC녹십자 대표(왼쪽)과 박만훈 SK케미칼 대표.
15일 최근 한 달 동안 남북관계 개선에 따른 수혜기업을 분석한 증권가 리포트들을 종합하면 국내 바이오회사들의 북한 관련 대표적 수혜사업으로 의약품 지원과 유해 발굴사업이 꼽히고 있다.
북한은 북미 정상회담을 위한 실무협상 과정에서 비핵화 조치 초기단계에 비료와 의료 관련 지원을 해줄 것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진다.
최근 보건복지부도 남북 교류협력 활성화에 대비해 한국제약바이오협회와 손잡고 보건의료분야 대북 지원방안을 검토하는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의약품 가운데 특히 북한 어린이들을 위한 백신 등이 최우선적으로 지원될 것으로 업계는 바라본다.
북한은 1995년 고난의 행군시기 이후 예방접종 시스템이 완전히 붕괴됐다. 북한의 1세 이하 영아 사망률은 1천 명당 22명으로 3명인 남한의 7배 수준이고 5세 이하 사망률은 27명으로 남한의 4명보다 훨씬 많다.
그러나 북한의 실제 상황은 더욱 참담하다는 것이 중론이다. 당 간부들에게 우선적으로 지급되거나 빼돌려지는 의약품들도 상당하기 때문이다.
선민정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북한에서 보건의료업에 종사했던 탈북자의 증언에 따르면 실제 북한의 영아 사망률은 1천 명 당 100명을 넘을 것이라고 추정된다”며 “북한 영유아 수를 2013년 유엔 보고서에 나온 35만8천 명라고 가정한다면 1163억 원가량의 비용이 필요하다”고 내다봤다.
북한 백신 지원 관련 대표적 수혜기업으로는 GC녹십자와 SK케미칼이 꼽히고 있다.
GC녹십자는 독감백신과 일본뇌염, 피내용 결핵(BCG), 신증후성 출혈열, 수두 백신을 취급하고 있으며 전남 화순에 유정란 방식으로 최대 5천 만 도즈(1회 접종분)까지 생산 가능한 백신공장을 보유하고 있다.
SK케미칼은 경북 안동에 세포배양 방식으로 최대 1억4천만 도즈 생산이 가능한 공장을 보유하고 있다. 주로 3가와 4가 독감 백신을 생산하고 있으며 대상포진 백신도 최근 생산을 개시했다.
당장은 아니지만 셀트리온도 현재 임상2b상 중인 독감 치료제 CT-P27 출시에 성공한다면 세계보건기구의 지원금을 받고 북한 시장에 공급할 가능성이 있다.
북한은 올해 초 신종 독감이 확산되자 세계보건기구에 도움을 요청했고 세계보건기구는 독감 치료제인 ‘타미플루’를 3만5천 정가량 지원하기도 했다.
북한에 매장되어 있는 6.25전쟁 유해 발굴사업도 추진되면서 유전자 분석사업을 하는 테라젠이텍스, 마크로젠, 디앤에이링크, 우리들제약 등도 주목받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12일 싱가포르 정상회담 합의문을 통해 전쟁 포로 유골을 즉각 송환하고 전쟁포로와 실종자 유해를 복구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에 앞서 문재인 대통령도 현충일 추념사에서 “남북관계가 개선되면 비무장지대(DMZ) 유해 발굴을 우선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정승규 키움증권 연구원은 “비무장지대(DMZ) 및 북한 내 미군 유해는 6천 구 수준, 국군 유해는 12만 구 이상인 것으로 파악된다”며 “유해 발굴에 따른 유전자 감식사업 규모는 총 3700억원 이상이 될 것”이라고 바라봤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승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