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산장사와 짚신장사 아들을 둔 어머니 심경과 비슷하다.
애플의 스마트폰 전략에 따라 LG디스플레이와 LG이노텍 희비가 갈린다. 두 회사 모두 애플에 높은 의존도를 보이고 있는 점은 부담이다.
13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와 LG이노텍이 올해 하반기에 상반된 실적을 낼 것으로 전망된다.
애플이 올해 모든 신제품 스마트폰 모델에 3D센싱모듈을 탑재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LG이노텍 실적도 큰 폭으로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LG이노텍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3D센싱모듈에 대규모 투자를 벌일 계획을 세워두고 있어 애플 수요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반면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야심찬 투자를 계획한 중소형 올레드사업에서 성과를 거두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애플이 중소형 올레드 패널을 탑재한 신제품 스마트폰 비중을 줄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유종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LG디스플레이가 지난해부터 중소형 올레드사업에서 애플과 자금지원 등을 놓고 협상을 벌여왔지만 아직 매듭짓지 못 하고 있다”며 “LG디스플레이가 설비 투자를 지속할 이유가 없다”고 파악했다.
LG디스플레이와 LG이노텍의 애플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아 위험요인이 되고 있다는 말도 계속 나온다.
LG이노텍은 지난해 전체 매출의 절반가량을 애플로부터 올렸다. 올해 3D센싱모듈 공급을 늘리면서 애플 매출 비중은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신용평가기관 나이스는 “LG이노텍은 카메라모듈 사업을 담당하는 광학솔루션사업부 매출에서 해외 주요 고객사의 비중이 높은 수준”이라며 “이 부품의 기술 변화 및 수주 실적에 따라 LG이노텍 실적의 변동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LG디스플레이는 중소형 올레드사업에서 애플 이외의 고객사를 확보해 사업 위험성을 낮춰야 한다는 지적을 받는다.
이상언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LG디스플레이가 중소형 올레드사업에서 투자를 벌이는 것이 애플만을 위한 것인지, 별도의 고객사 전략이 있는지에 해답을 내놔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LG디스플레와 LG이노텍은 애플과 관련한 사항을 철저히 비밀에 부치고 있다.
LG이노텍은 올해 1월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컨퍼런스콜을 2년 만에 중단했다. LG이노텍 관계자는 “컨퍼런스콜 중단 사유는 알 수 없다”고 말했지만 업계에서는 ‘애플 눈치보기’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고객사와 관련된 문제는 확인해줄 수 없다”며 말을 아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