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금융권에 따르면 김 회장은 두 번째 임기가 2018년 3월에 끝나는데 최 위원장의 발언이 김 회장의 연임 도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김 회장은 리더십을 바탕으로 하나금융을 2012년 3월부터 이끌어오고 있는데 강력한 지배력이 연임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말이 나온다.
최 위원장은 29일 기자간담회에서 금융지주 회장의 선임과정이 투명하지 못하다는 점을 지적했는데 최 위원장이 이례적으로 발언 수위를 높인 점을 감안하면 김 회장 입장에서 부담을 느끼지 않을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최 위원장은 “금융지주사의 경우 최고경영자 선임에 영향을 끼칠 특정 대주주가 없어 최고경영자가 스스로 본인의 연임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점이 문제”라며 “최고경영자가 (자신과) 가까운 분들로 최고경영자 선임권을 쥐고 있는 이사회를 스스로 구성해 본인의 연임을 유리하게 짠다는 논란도 있다”고 비판했다.
하나금융의 최대주주는 하나금융의 지분 9.64%를 보유하고 있는 국민연금공단이고 하나은행의 나머지 지분은 소액주주들이 나눠 들고 있다. 국민연금공단은 그동안 하나금융의 의결권 행사에서 소극적 태도를 보이며 투자자의 위치에 머무르고 있다.
하나금융 회장추천위원회에서 회장을 뽑고 있다. 현재 하나금융의 회장추천위원회는 김 회장을 포함해 윤종남 청평 법률사무소 대표, 박문규 에이제이 이사, 송기진 대륙아주 법무법인 비상임고문, 김인배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 윤성복 전 삼정회계법인 부회장, 양원근 전 KB금융지주 부사장 등 여섯 명의 사외이사로 구성돼 있다.
김 회장이 연임에 도전할 경우 김 회장은 회추위에서 빠지게 될 가능성이 높다.
남은 회추위원 가운데 윤종남 대표와 송기진 고문, 김인배 교수, 박문규 이사 등은 김 회장이 2015년 연임에 성공했을 때 김 회장의 연임에 찬성표를 던졌던 인물들이다. 김 회장은 2015년 2월23일 만장일치로 회장에 추대됐었다.
또 윤성복 전 부회장와 양원근 전 부사장는 김 회장이 2015년 3월 연임이 확정된 주주총회 자리에서 사외이사로 선임됐다.
최 위원장은 유력한 경쟁후보가 없는 상황을 만든 것에도 금융지주사 회장이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는데 김 회장의 대항마로 꼽히는 인사가 마땅히 떠오르지 않는 만큼 하나금융도 최 위원장의 발언에 부담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국민연금관리공단이 그동안 경영에 개입하지 않다가 최근 다른 금융지주사에서 지배구조 개편을 요구하는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한 점도 주목된다.
국민연금공단은 최근 KB금융지주 총회에서 노동조합이 추천한 사외이사를 선임하는데 찬성표를 던졌다. 국민연금공단은 하나금융을 비롯해 KB금융지주, 신한금융지주, DGB금융지주, BNK금융지주 등의 최대주주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물론 최 위원장의 발언이 '관치' 개입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비판도 목소리도 나온다.
김 회장으로서는 최 위원장의 발언이 앞으로 금융지주의 지배구조 개편 압박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주목하면서 연임가도를 준비할 것으로 보인다. [비즈니스포스트 김현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