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오 전 대한승마협회 전무가 삼성전자의 승마지원금을 최씨가 사적용도로 쓰는 것을 알고도 삼성전자가 이를 묵인했다는 취지로 증언했다.
박 전 전무는 최씨의 측근으로 승마지원금 송금과정에서 삼성전자와 최씨 사이를 연결했던 인물로 지목받고 있다.
▲ 박근혜 전 대통령이 11일 오전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뉴시스> |
1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2부(재판장 김세윤) 심리로 열린 박 전 대통령과 최씨의 재판에서 박 전 전무는 “‘최씨가 지원금을 호텔구입 등 다른 용도로 사용하고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고 박상진 전 삼성전자 사장 등에게 전했지만 이미 알고 있는 눈치였다”고 말했다.
최씨는 2015년 말 삼성전자로부터 입금된 돈 81만 유로(11억 원가량)를 비덱 타우누스호텔을 사는데 사용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박 전 전무는 삼성전자가 정유라씨에게 지원한 말 ‘살시도’를 사실상 최씨 측이 소유하기로 합의한 것으로 보였다는 정황도 설명했다.
살시도의 용역계역서에 말 주인으로 ‘삼성전자’가 적힌 것을 보고 최씨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박 전 대통령에게 말을 사준다고 했지 언제 빌려준다고 했느냐”고 화를 내며 “도와줬는데 은혜도 모르는 놈들”이라고 혼잣말을 했다는 것이다.
박 전 전무는 “이 부회장과 박 전 대통령이 면담한 사실을 몰랐는데 최씨가 이런 말을 해서 깜짝 놀랐다”며 “그 때 삼성전자가 최씨에게 말을 사주기로 합의했구나 하고 눈치챘다”고 말했다.
최씨의 변호인인 이경재 변호사가 “삼성전자에서 말 소유권을 최씨에게 준다고 의사표시를 한 적이 있느냐”고 묻자 박 전 전무는 “준다고는 이야기하지 않고 ‘자세한 얘기하지 말고 타라’고 이야기했다”고 답변했다.
그는 “박상진 전 사장이 말은 삼성전자 것이 아니라는 의미로 ‘마음대로 타라’고 이야기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정유라씨 역시 이재용 부회장의 재판에서 비슷한 증언을 했다. 정씨는 말을 삼성전자로부터 사들이자고 하자 최씨가 “그럴 필요없이 그냥 네 것처럼 타면 된다”고 했다고 진술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고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