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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 대통령이 17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취임 100일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 |
문재인 대통령 취임 100일 기자회견은 이전 정부의 기자회견과 형식과 내용에서 모두 달랐다.
문 대통령은 300명의 기자들에게 둘러싸여 60여분 동안 진솔하게 질문과 답변을 이어갔는데 각본없는 대화와 적극적인 기자들의 참여는 마치 백악관 기자회견을 연상하게 한다는 평가도 나왔다.
문재인 대통령은 17일 취임 100일을 맞아 청와대 영빈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그동안의 소회와 앞으로의 비전을 밝혔다.
문 대통령은 모두발언에서 “지난 100일 동안 국가운영의 물길을 바꾸고 국민이 요구하는 개혁과제를 실천해 왔다”며 “국가의 역할을 다시 정립하고자 했던 100일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제 물길을 돌렸을 뿐”이라며 “구체적인 성과를 만들기 위해서는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고 더 많은 과제와 어려움을 해결해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요즘 새 정부의 가치를 담은 새로운 정책을 말씀드리고 있어 매우 기쁘다”며 “정부의 정책이 국민의 삶을 실질적으로 개선하고 국민들이 변화를 피부로 느낄 수 있도록 더 세심하게 정책을 살필 것”이라고 밝혔다.
첫번째 공식 기자회견은 이전 정부와 많이 달랐다.
가장 큰 차이는 사전에 질문자와 질문내용을 정하지 않고 자유로운 질의응답이 진행된 점이다. 원활한 진행을 위해 청와대는 외교안보, 정치, 경제 등 질문주제와 순서만 정해뒀을 뿐 어떤 사전조율없이 질문을 받았다. 이 때문에 한 기자는 웃는 얼굴로 문 대통령에게 “떨리지 않느냐”고 묻기도 했다.
기자회견을 진행한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의 지명을 받기 위해 기자들이 경쟁적으로 손을 드는 장면도 벌어졌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기자들이 많았기에 조금이라도 많은 질문을 하기 위해 기자들은 질문을 짧게 하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나타냈다.
쏟아지는 질문을 시간 내에 다 소화하지 못하고 윤 수석이 질의응답을 마치려 하자 끝까지 손을 들고 마지막 질문의 기회를 얻어내는 기자도 있었다. 그만큼 기자회견은 자유로우면서도 적극적인 분위기 속에서 이뤄졌다.
기자회견의 격을 끌어올리고 문을 넓힌 것도 차별화된 부분이다. 문 대통령은 기자실인 춘추관이 아니라 영빈관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그만큼 이번 기자회견을 문 대통령이 중요하게 여긴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영빈관은 대통령이 주재하는 행사장으로 활용되는 공간인데 출입절차가 춘추관보다 까다롭다. 취임 100일 기자회견이 영빈관에서 열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청와대는 이를 위해 춘추관과 영빈관을 오가는 버스를 운영했다.
영빈관은 500명이 넘는 인원이 회의를 한 적이 있을 만큼 큰 공간이다. 문 대통령은 이번에 청와대 공식 기자단뿐만 아니라 내외신의 청와대 등록 출입기자 300여 명을 기자회견에 참여하도록 했다. 300여 명의 기자들과 원활한 소통을 위해 자리도 오케스트라식으로 부채꼴로 배치했다.
청와대는 출입기자들에게 처음으로 경내를 개방했다. 그동안 경호와 보안문제로 경내 출입이 제한됐으나 이날 오후 5시부터 한 시간 동안 한시적으로 경내를 개방하기로 했다. 오후 6시부터는 임종석 비서실장과 출입기자 간담회가 열린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취임 100일 기자회견을 하지 않았다. 박 전 대통령은 취임 이듬해에 처음으로 기자회견을 했지만 사전에 조율된 질의응답으로 ‘짜고 치는 고스톱’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쇠고기 파동으로 취임 116일만에 특별기자회견을 했다. 노무현 김대중 김영삼 대통령은 모두 취임 100일 전후로 기자회견을 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