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모바일결제 ‘삼성페이’와 애플 ‘애플페이’가 새로운 경쟁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모바일결제가 스마트폰의 차별화 요소에서 사물인터넷과 쇼핑 등 다른 사업분야와 긴밀하게 연계되고 있기 때문이다.
애플이 운영체제와 증강현실 등의 경쟁력을 통해 애플페이의 수익확대를 노리는 가운데 삼성전자는 기업대상사업과 사물인터넷 생태계 강화를 위해 각각 모바일결제의 경쟁력을 앞세우고 있다.
|
|
|
▲ 이인종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부사장(왼쪽)와 팀 쿡 애플 CEO. |
9일 외신을 종합하면 애플이 아이폰8에 탑재하는 새 모바일운영체제 ‘iOS11’부터 애플페이의 기능을 다양화하며 본격적으로 영역확대에 나설 계획을 세우고 있다.
iOS11에는 사용자들이 애플페이를 통해 문자메시지로 돈을 주고받을 수 있는 새 서비스와 기업의 고객센터와 상담을 위해 메시지를 주고받을 수 있는 ‘비즈니스챗’ 등이 포함돼있다.
비즈니스챗은 대화 중간에 소비자가 곧바로 물건을 구매하거나 서비스를 예약한 뒤 애플페이로 직접 결제할 수 있는 기능을 갖추고 있다. 애플이 편리한 소비를 유도한 뒤 기업에서 수수료를 받을 수 있는 새 수익모델을 구축한 셈이다.
포브스는 “애플의 새 서비스는 소비자와 기업의 관계를 완전히 바꿔낼 수 있는 혁신적인 기술”이라며 “자체 운영체제와 서비스 플랫폼의 완벽한 구축으로 이뤄낸 성과”라고 평가했다.
아이폰 사용자는 음성서비스 ‘시리’를 통해 메시지를 주고받을 수도 있는 만큼 향후 음성명령만으로 물건이나 서비스를 구매할 수 있는 형태의 사업모델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아마존 등 경쟁업체도 비슷한 기능을 제공하지만 애플은 보급기반이 넓은 아이폰을 통해 직접 이런 기능을 제공하고 기업과 소비자의 실시간 소통도 지원해 강력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
애플이 성장동력으로 삼고있는 증강현실에 이 기능이 적용되면 수익확보는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애플은 하반기 출시하는 아이폰8부터 증강현실을 적용한 다양한 콘텐츠 출시를 앞두고 있다.
증강현실을 활용하면 소비자가 사진으로 찍은 물건을 곧바로 구매하거나 가구와 옷 등 가상으로 배치하거나 입어보고 애플페이로 구입하도록 할 수 있다.
포브스는 “애플페이와 다른 서비스 플랫폼의 연계는 사용자와 기업들, 애플에 모두 긍정적인 변화를 제공할 것”이라며 “혁명이라고 불러도 손색없을 만한 발전이 기대된다”고 평가했다.
애플페이는 2014년 처음 공개돼 만 3년을 앞두고 있다. 전 세계 아이폰 사용자기반에 힘입어 현재까지 15개 국가에 출시된 뒤 지난해 연간 5배 가까운 결제금액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2015년 뒤늦게 모바일결제시장에 뛰어들었는데 삼성페이의 출시국가를 늘리고 연계된 서비스영역을 확대하며 본격적으로 수익모델을 구축하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
삼성전자는 삼성페이를 최근 스마트폰에서 오프라인 결제를 지원할 뿐 아니라 PC나 다른 업체 스마트폰에서 온라인 결제에도 사용할 수 있도록 영역을 확대한 간편결제로 키웠다.
우선 삼성페이의 가입자 기반을 적극 확대한 뒤 삼성전자의 제품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기능을 점점 확대해 스마트폰 등의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전략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가 갤럭시S8에 최초로 적용한 인공지능서비스 ‘빅스비’는 사용자가 카메라로 찍은 물건을 곧바로 삼성페이 쇼핑몰로 연결해 구매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한다. 애플의 증강현실 서비스와 어느 정도 같은 선상에 있는 셈이다.
이외에도 삼성전자는 삼성페이와 갤럭시S8의 홍채인식기능을 연계해 대부분의 금융업무를 실행할 수 있는 기능도 탑재했다. 향후 기업대상 모바일기기에 삼성페이를 적용해 다양한 금융솔루션사업에 활용할 계획도 세우고 있다.
|
|
|
▲ 삼성전자 '삼성페이'와 애플 '애플페이'. |
삼성전자는 기업대상사업의 일부로 유통매장에 설치하는 상업용 디스플레이(사이니지)에서 소비자가 상품정보를 확인한 뒤 삼성페이로 결제할 수 있는 매장용 솔루션도 선보였다.
삼성전자의 미래 성장동력인 사물인터넷 플랫폼에서도 삼성페이는 중요한 역할을 차지한다. 삼성전자가 최근 이마트와 협력해 냉장고에서 삼성페이로 식재료를 주문하는 기능을 선보이는 등 사물인터넷 가전제품의 활용성 증명에 주력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와 애플은 각각 글로벌 스마트폰 1, 2위 업체로 모바일결제 기능을 대부분의 제품에 기본탑재해 유사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다른 IT기업보다 압도적으로 유리한 입지를 차지하고 있다.
따라서 모바일결제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며 향후 모바일결제업계의 성장과 발전에 주도권을 쥐고 있는 중요한 업체로 평가받는다. 그만큼 서로 경쟁도 치열하다.
모바일결제는 과거에 스마트폰 자체를 판매하기 위한 편의기능에 그쳤지만 이제는 연계되는 사업의 확대를 위해 경쟁이 불붙고 있는 셈이다.
경제전문지 포천은 “모바일결제는 당장의 성과보다는 최소 10년 뒤를 내다보는 사업분야”라며 “애플과 삼성전자가 소비자들에 충분히 활용성을 증명해야 성장을 노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