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호 신한은행장이 해외사업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디지털을 앞세운 현지영업 강화와 인수합병을 통한 외연확대를 무기로 삼을 것으로 보인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위 행장은 4일부터 일주일 동안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캄보디아 등 동남아시아 3개국을 방문하고 있다. 행장에 오른 뒤 석달 만에 첫 해외출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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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성호 신한은행장. |
신한은행의 현지법인이 있는 국가들인 만큼 현지법인을 방문해 시장동향을 파악할 뿐만 아니라 각 나라의 중앙은행 인사 및 금융당국자 등을 만나 새로운 사업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위 행장은 이번 방문을 바탕으로 해외에서 모바일뱅크인 ‘써니뱅크’ 등을 활용한 디지털 현지영업을 강화할 구체적인 전략을 세울 것으로 보인다.
위 행장은 베트남에서 모바일은행인 ‘써니뱅크’와 ‘신한 태블릿브랜치’ 등을 앞세워 동남아시아에서 신한은행의 영향력을 끌어올리고 있다. 태블릿브랜치는 고객을 찾아가 태블릿PC를 활용해 상담 및 신규가입 등 은행업무를 처리해주는 서비스다.
신한베트남은행은 지난해 6월 베트남에 써니뱅크를 출시한 뒤 6개월 만에 현지 가입자 수가 4만3천 명을 넘으며 인기를 끈 데 이어 올해 5월부터는 태블릿브랜치서비스를 베트남의 모든 영업점에 도입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신한은행은 3월 디지털창구를 확대해 국내 고객을 대상으로 한 영업의 디지털 혁신을 주도하고 있다”며 “베트남에서 디지털 브랜치를 통해 디지털 글로벌 현지화(Digital Glocalization)를 실현해 베트남 금융시장을 선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한베트남은행이 국내 은행의 대표적인 해외진출 성공사례로 꼽히는 만큼 베트남에서 펼친 전략을 바탕으로 인도네시아와 캄보디아 등에서도 유사한 전략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위 행장은 “베트남과 일본시장에선 상당한 성장과 수익을 내고 있는데 이런 지역을 좀 더 만들어갈 것”이라며 “인도네시아, 인도, 미국 등에서 본격적으로 현지화에 성공하는 것이 ‘글로벌 신한’의 큰 그림”이라고 말했다.
위 행장은 이를 바탕으로 신한은행의 해외 수익비중을 2020년까지 20%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지난해 말 기준 신한은행의 해외 수익비중은 12%다.
위 행장은 해외 수익비중을 늘리기 위해 해외 금융회사 인수합병에도 적극적인 나서겠다는 뜻을 밝힌 만큼 이번 방문을 통해 매물로 나온 현지 금융회사들을 살필 가능성도 높다.
위 행장은 행장에 오른 뒤 한달 만에 호주 ANZ은행의 베트남 소매금융부문을 인수하기도 했다. 신한베트남은행은 이를 통해 현재 베트남에 진출한 외국계 은행 가운데 가장 많은 영업점을 확보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위 행장이 취임한 지 3개월이 지난 만큼 본격적으로 신한은행의 해외사업을 강화하려는 것으로 보인다”며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도 글로벌을 강조하고 있는 만큼 지주 및 계열사와의 시너지도 함께 추진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