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라면시장이 구조적 정체기에 접어들면서 라면업계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농심은 해외진출을 통해 돌파구를 찾고 있다. 농심은 일찌감치 해외로 눈을 돌렸다.
오뚜기는 해외기반이 취약한 만큼 가격경쟁력을 통해 국내에서 점유율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 농심, 해외진출로 돌파구
28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라면시장은 몇년째 제자리걸음을 걷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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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동원 농심 부회장. |
라면시장 규모는 2012년 1조9800억 원에서 2013년 2조 원을 돌파한 뒤 2014년 다시 2조 원 아래로 내려앉았다. 그 뒤 프리미엄 라면이 인기를 끌면서 지난해까지 2조 원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라면업계는 더 이상의 시장 확대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인구 감소에 따른 수요 감소 등을 고려했을 때 이미 한계치에 이르렀다는 것이다. 최근 라면을 대신할 가정간편식(HMR)시장이 급속도로 커지고 있는 점도 라면시장 위축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농심은 해외시장 공략을 힘을 쏟고 있다. 지난해 해외에서만 7400억 원어치의 라면을 팔았다.
농심은 올해 해외에서 지난해보다 23% 늘어난 7억8천만 달러어치의 라면을 판매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르면 내년에 매출 1조 원 돌파도 기대하고 있다.
농심 전체매출에서 해외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32.6%를 기록해 2015년보다 3.9%포인트 높아졌다. 해외매출 비중이 30%를 넘은 것은 창사 이래 처음이다.
농심은 미국과 일본, 호주, 중국 등에 모두 7개의 해외법인을 두고 있다. 그 외 동남아와 중동, 중앙아시아, 아프리카, 유럽 등에는 국내법인이 생산한 물량을 수출한다.
농심은 1996년 처음으로 중국 상하이에 생산공장을 준공했고 1998년 중국 칭다오, 2000년 중국 선양, 2005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공장을 설립하며 본격적으로 해외진출에 나섰다.
해외진출 과정에서 어려움도 많았다. 특히 중국에서는 중국 특유의 문화 때문에 시장안착이 쉽지 않았다.
중국은 차를 즐겨 마시기 때문에 집집마다 항상 끓는 물을 갖추고 있다. 이 때문에 컵라면 혹은 봉지라면도 꺼내서 바로 끓는 물 넣어먹는 라면만 거의 소비한다.
농심은 ‘라면은 끓여먹어야 제맛’이라는 컨셉트로 광고를 꾸준히 진행했고 라면에 대한 인식을 바꾸면서 시장안착에 성공했다.
◆ 기회는 이때다, 점유율 상승 노리는 오뚜기
오뚜기는 올해 라면시장에서 수익성보다 점유율 확대에 방점을 찍었다. 지난해 말 농심이 가격을 인상하며 오뚜기도 인상대열에 동참할 것으로 점쳐졌지만 오뚜기는 올해 라면가격을 유지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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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함영준 오뚜기 회장. |
오뚜기는 2008년 라면값을 올린 뒤 10년째 같은 가격을 유지하고 있다.
이런 행보는 농심과 대비된다. 농심은 지난해 말 라면가격을 평균 5.5% 인상한다고 밝힌 뒤 최근 최신제품을 제외한 신라면과 너구리, 짜파게티 등 주력제품의 가격을 올렸다. 2011년 인상한 지 5년여 만이었다.
오뚜기는 라면시장에서 꾸준히 점유율을 늘려오고 있다. 삼양라면을 제치고 2위로 올라선 2013년 당시 15.6%이던 지난해 23.2%까지 올랐다. 올해 1분기 점유율은 25.1%로 AC닐슨은 집계했다. 1위 농심(52.5%)의 절반 수준이다.
오뚜기가 국내시장 공략에 힘을 쏟는 이유로 취약한 해외기반이 꼽힌다.
오뚜기는 2012년 이후 해외매출 비중이 줄곧 10% 아래를 맴돌고 있다. 2014년 오뚜기의 해외매출은 1750억 원으로 역시 전체 매출의 10%에 미치지 못했다. 오뚜기의 지난해 라면 수출액도 350억 원에 그쳤다. 농심과 삼양은 물론 팔도보다도 적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