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삼성물산 패션부문이 운영하는 빈폴과 LF가 운영하는 헤지스의 중국 사업 성과가 엇갈리고 있다.
두 브랜드는 셔츠와 니트, 재킷 등 단정하고 고전적인 디자인을 강조하는 '트래디셔널 캐주얼'을 앞세워 약 20년 전 비슷한 시기에 중국에 진출했는데 현재 헤지스는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빈폴보다 중국에서 2배가량 많은 매출을 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현지기업에 상품 기획과 생산·유통을 맡긴 헤지스와 중국법인을 통해 직접 사업을 운영한 빈폴의 사업 방식 차이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9일 국내 패션기업들의 중국 사업 현황을 종합하면 삼성물산은 2005년 빈폴을, LF는 2007년 헤지스를 각각 중국에 내놨는데 20년가량이 흐른 현재 두 브랜드의 성과에 온도차가 존재하는 것으로 보인다.
LF는 2007년 중국 3대 신사복 기업 가운데 하나인 빠오시냐오그룹과 라이선스 계약을 맺고 헤지스의 중국 사업을 시작했다. 이랜드와 제일모직(현 삼성물산 패션부문) 등 국내 패션기업들이 직접 진출하거나 합작법인을 설립해 중국 시장을 공략하던 당시로서는 이례적 선택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당시 LF 대표이사를 맡았던 구본걸 회장은 기자간담회에서 "빠오시냐오는 현지 실정에 능통하고 브랜드 육성 능력이 뛰어난 파트너"라며 "중장기적 관점에서 브랜드 가치 향상에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헤지스의 중국 사업은 LF가 브랜드의 전반적 방향을 설계하고 빠오시냐오가 현지 상품의 기획·생산과 매장 운영을 담당하는 방식으로 전개됐다.
빠오시냐오가 보유한 생산·유통 기반은 헤지스가 현지 사업을 빠르게 확대하는 데 도움이 됐다. 빠오시냐오는 중국 전역에 600여 곳 이상의 매장과 자체 의류공장, 디자인센터를 갖추고 있다.
헤지스는 빠오시냐오가 경쟁력을 갖춘 남성복을 중심으로 초기 인지도를 확보한 뒤 여성복으로 고객층을 넓혔다.
현재 중국 헤지스는 30~35세 직장인을 주요 고객으로 삼아 남녀 제품군을 함께 판매하고 있다. 셔츠와 니트, 아우터 등 출퇴근과 일상생활에 모두 활용할 수 있는 의류를 중심으로 직장인 수요를 공략하고 있다.
LF 관계자는 "헤지스는 중국에서 여성복 상품 영역을 지속 확대하고 있다"며 "남성 고객을 중심으로 구축한 브랜드 인지도가 여성 고객으로 자연스럽게 확장되는 추세"라고 말했다.
헤지스의 중국 매출은 최근까지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빠오시냐오의 2026년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헤지스는 올해 상반기 중국에서 매출 10억5400만 위안(약 2103억 원)을 거뒀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 증가했다.
연매출은 2021년과 2022년 각각 14억 위안(약 2800억 원)에서 2023년과 2024년 각각 17억 위안(약 3400억 원)으로 늘었다. 2025년에는 19억 위안(약 3800억 원)을 기록했다.
LF는 빠오시냐오의 유통망을 활용해 사업 외형을 키운 데 이어 최근에는 주요 상권의 대형 매장을 통해 브랜드 이미지를 강화하고 있다. 올해 1월에는 상하이 신천지에 헤지스의 첫 해외 플래그십 매장을 열었다. 현재 중국에서 운영하는 헤지스 매장은 약 600곳이다.
회사는 앞으로는 매장 수를 늘리기보다 주요 상권에서 브랜드 정체성과 상품을 함께 보여줄 수 있는 매장을 강화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LF 관계자는 "중국은 헤지스 글로벌 사업의 핵심 시장"이라며 "앞으로 단순히 유통망을 확대하기보다 주요 상권을 중심으로 프리미엄 이미지를 강화하고 현지 고객과의 접점을 넓히는 데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빈폴을 통해 헤지스보다 먼저 중국에 진출해 현지 '트래디셔널 캐주얼' 시장을 개척한 브랜드로 평가되지만 실적만 보면 성과가 뒤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2002년 상하이법인을 설립하고 2005년 빈폴을 중국에 선보였다. 현지기업에 사업을 맡긴 헤지스와 달리 상하이법인이 상품과 가격, 유통망과 매장을 직접 관리했다.
빈폴은 중국 주요 도시의 고급 백화점을 중심으로 매장을 열고 빈폴맨즈·빈폴레이디스·빈폴스포츠를 함께 전개하며 고객층을 확대했다. 회사에 따르면 현재는 남성복과 여성복 사업(빈폴맨즈·빈폴레이디스)만 운영하고 있다.
다만 현재 중국에서 확보한 사업 규모는 헤지스보다 작다. 빈폴의 중국 매장은 2025년 말 기준 73곳으로 헤지스의 약 600곳과 차이가 크다.
매출에서도 격차가 나타난다.
삼성물산 패션부문 상하이법인(Samsung Fashion Trading Co., Ltd.)의 매출은 2021년 1562억 원, 2022년 1612억 원, 2023년 2047억 원, 2024년 1986억 원, 2025년 2026억 원으로 집계됐다. 2026년 상반기 매출은 1230억 원이다.
상하이법인의 매출에는 빈폴뿐 아니라 스포츠 브랜드 라피도 등 다른 브랜드의 실적도 포함돼 있다. 삼성물산이 브랜드별 매출을 공개하지 않지만 빈폴 매출이 상하이법인 전체 매출보다 작다는 점을 고려하면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 헤지스의 절반을 밑도는 것으로 추산된다.
외형 격차에는 삼성물산이 브랜드를 직접 운영한 방식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현지법인을 통한 운영은 본사가 상품과 매장을 통제하며 브랜드 정체성을 일관되게 유지하는 데 유리하다. 다만 법인의 고정비를 부담해야 하고 이미 생산·유통망을 갖춘 파트너사와 협력하는 방식보다 매장을 빠르게 늘리기 어렵다는 한계도 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빈폴의 중국 사업 경험을 토대로 후속 브랜드에는 현지 유통 역량을 갖춘 파트너사를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회사는 올해 5월 자체 남성복 브랜드 '준지'의 중국 진출을 위해 국내 패션기업 미스토홀딩스(옛 휠라홀딩스)와 중화권 유통계약을 맺었다. 미스토홀딩스가 마르디메크르디·마리떼프랑소와저버·마뗑킴 등을 중국에 유통하며 현지 사업 경험을 쌓은 점을 고려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이 브랜드의 인지도와 성장 단계, 현지 유통 역량에 따라 진출 방식을 달리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회사에 따르면 빈폴은 중국에서 매장을 대대적으로 확대하기보다 맨즈와 레이디스를 중심으로 사업 효율성을 높이는 데 집중하고 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 관계자는 "현재 중국 빈폴은 내실을 강화해 사업 효율성을 높이는 단계"이라며 "국내에서 정립한 빈폴의 클래식한 브랜드 정체성에 맞춰 중국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수연 기자
두 브랜드는 셔츠와 니트, 재킷 등 단정하고 고전적인 디자인을 강조하는 '트래디셔널 캐주얼'을 앞세워 약 20년 전 비슷한 시기에 중국에 진출했는데 현재 헤지스는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빈폴보다 중국에서 2배가량 많은 매출을 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 LF 관계자들이 1월28일 중국 상하이 신천지에 '헤지스'의 첫 번째 해외 플래그십 매장 '스페이스H 상하이'를 열고 오픈 기념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 LF >
현지기업에 상품 기획과 생산·유통을 맡긴 헤지스와 중국법인을 통해 직접 사업을 운영한 빈폴의 사업 방식 차이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9일 국내 패션기업들의 중국 사업 현황을 종합하면 삼성물산은 2005년 빈폴을, LF는 2007년 헤지스를 각각 중국에 내놨는데 20년가량이 흐른 현재 두 브랜드의 성과에 온도차가 존재하는 것으로 보인다.
LF는 2007년 중국 3대 신사복 기업 가운데 하나인 빠오시냐오그룹과 라이선스 계약을 맺고 헤지스의 중국 사업을 시작했다. 이랜드와 제일모직(현 삼성물산 패션부문) 등 국내 패션기업들이 직접 진출하거나 합작법인을 설립해 중국 시장을 공략하던 당시로서는 이례적 선택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당시 LF 대표이사를 맡았던 구본걸 회장은 기자간담회에서 "빠오시냐오는 현지 실정에 능통하고 브랜드 육성 능력이 뛰어난 파트너"라며 "중장기적 관점에서 브랜드 가치 향상에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헤지스의 중국 사업은 LF가 브랜드의 전반적 방향을 설계하고 빠오시냐오가 현지 상품의 기획·생산과 매장 운영을 담당하는 방식으로 전개됐다.
빠오시냐오가 보유한 생산·유통 기반은 헤지스가 현지 사업을 빠르게 확대하는 데 도움이 됐다. 빠오시냐오는 중국 전역에 600여 곳 이상의 매장과 자체 의류공장, 디자인센터를 갖추고 있다.
헤지스는 빠오시냐오가 경쟁력을 갖춘 남성복을 중심으로 초기 인지도를 확보한 뒤 여성복으로 고객층을 넓혔다.
현재 중국 헤지스는 30~35세 직장인을 주요 고객으로 삼아 남녀 제품군을 함께 판매하고 있다. 셔츠와 니트, 아우터 등 출퇴근과 일상생활에 모두 활용할 수 있는 의류를 중심으로 직장인 수요를 공략하고 있다.
LF 관계자는 "헤지스는 중국에서 여성복 상품 영역을 지속 확대하고 있다"며 "남성 고객을 중심으로 구축한 브랜드 인지도가 여성 고객으로 자연스럽게 확장되는 추세"라고 말했다.
헤지스의 중국 매출은 최근까지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빠오시냐오의 2026년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헤지스는 올해 상반기 중국에서 매출 10억5400만 위안(약 2103억 원)을 거뒀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 증가했다.
연매출은 2021년과 2022년 각각 14억 위안(약 2800억 원)에서 2023년과 2024년 각각 17억 위안(약 3400억 원)으로 늘었다. 2025년에는 19억 위안(약 3800억 원)을 기록했다.
LF는 빠오시냐오의 유통망을 활용해 사업 외형을 키운 데 이어 최근에는 주요 상권의 대형 매장을 통해 브랜드 이미지를 강화하고 있다. 올해 1월에는 상하이 신천지에 헤지스의 첫 해외 플래그십 매장을 열었다. 현재 중국에서 운영하는 헤지스 매장은 약 600곳이다.
회사는 앞으로는 매장 수를 늘리기보다 주요 상권에서 브랜드 정체성과 상품을 함께 보여줄 수 있는 매장을 강화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LF 관계자는 "중국은 헤지스 글로벌 사업의 핵심 시장"이라며 "앞으로 단순히 유통망을 확대하기보다 주요 상권을 중심으로 프리미엄 이미지를 강화하고 현지 고객과의 접점을 넓히는 데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빈폴을 통해 헤지스보다 먼저 중국에 진출해 현지 '트래디셔널 캐주얼' 시장을 개척한 브랜드로 평가되지만 실적만 보면 성과가 뒤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2002년 상하이법인을 설립하고 2005년 빈폴을 중국에 선보였다. 현재 중국에서는 빈폴맨즈·빈폴레이디스 사업이 운영되고 있다. <빈폴 공식홈페이지 갈무리>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2002년 상하이법인을 설립하고 2005년 빈폴을 중국에 선보였다. 현지기업에 사업을 맡긴 헤지스와 달리 상하이법인이 상품과 가격, 유통망과 매장을 직접 관리했다.
빈폴은 중국 주요 도시의 고급 백화점을 중심으로 매장을 열고 빈폴맨즈·빈폴레이디스·빈폴스포츠를 함께 전개하며 고객층을 확대했다. 회사에 따르면 현재는 남성복과 여성복 사업(빈폴맨즈·빈폴레이디스)만 운영하고 있다.
다만 현재 중국에서 확보한 사업 규모는 헤지스보다 작다. 빈폴의 중국 매장은 2025년 말 기준 73곳으로 헤지스의 약 600곳과 차이가 크다.
매출에서도 격차가 나타난다.
삼성물산 패션부문 상하이법인(Samsung Fashion Trading Co., Ltd.)의 매출은 2021년 1562억 원, 2022년 1612억 원, 2023년 2047억 원, 2024년 1986억 원, 2025년 2026억 원으로 집계됐다. 2026년 상반기 매출은 1230억 원이다.
상하이법인의 매출에는 빈폴뿐 아니라 스포츠 브랜드 라피도 등 다른 브랜드의 실적도 포함돼 있다. 삼성물산이 브랜드별 매출을 공개하지 않지만 빈폴 매출이 상하이법인 전체 매출보다 작다는 점을 고려하면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 헤지스의 절반을 밑도는 것으로 추산된다.
외형 격차에는 삼성물산이 브랜드를 직접 운영한 방식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현지법인을 통한 운영은 본사가 상품과 매장을 통제하며 브랜드 정체성을 일관되게 유지하는 데 유리하다. 다만 법인의 고정비를 부담해야 하고 이미 생산·유통망을 갖춘 파트너사와 협력하는 방식보다 매장을 빠르게 늘리기 어렵다는 한계도 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빈폴의 중국 사업 경험을 토대로 후속 브랜드에는 현지 유통 역량을 갖춘 파트너사를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회사는 올해 5월 자체 남성복 브랜드 '준지'의 중국 진출을 위해 국내 패션기업 미스토홀딩스(옛 휠라홀딩스)와 중화권 유통계약을 맺었다. 미스토홀딩스가 마르디메크르디·마리떼프랑소와저버·마뗑킴 등을 중국에 유통하며 현지 사업 경험을 쌓은 점을 고려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이 브랜드의 인지도와 성장 단계, 현지 유통 역량에 따라 진출 방식을 달리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회사에 따르면 빈폴은 중국에서 매장을 대대적으로 확대하기보다 맨즈와 레이디스를 중심으로 사업 효율성을 높이는 데 집중하고 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 관계자는 "현재 중국 빈폴은 내실을 강화해 사업 효율성을 높이는 단계"이라며 "국내에서 정립한 빈폴의 클래식한 브랜드 정체성에 맞춰 중국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수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