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구형 AI 반도체 출시 6년 지나도 가치 유지, 빅테크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 청신호

▲ 엔비디아의 구형 인공지능 반도체가 장기간 가치를 유지하며 감가상각을 방어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엔비디아 인공지능 GPU(그래픽처리장치) 'A100' 이미지. <엔비디아>

[비즈니스포스트] 엔비디아의 구형 인공지능(AI) 반도체가 출시된 뒤 6년 이후에도 가치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히려 가격이 오르는 사례도 파악되고 있다.

이는 빅테크 기업을 비롯한 고객사들이 감가상각 부담을 덜고 엔비디아 반도체 기반의 인공지능 인프라 투자에 더 활발히 나서도록 하는 배경이 될 수 있다.

8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 계열 투자전문지 배런스는 “엔비디아 반도체의 잔존 가치가 인공지능 산업에 투자자들의 회의론을 잠재우는 새 근거로 등장했다”고 보도했다.

배런스는 엔비디아가 2020년 출시한 AI 반도체 ‘A100’ 기반 인프라의 임대 가격이 2025년 들어 하락세를 멈췄고 최근에는 오히려 상승했다는 조사기관 실리콘데이터의 분석을 전했다.

인공지능 반도체와 같이 성능과 전력 효율이 꾸준히 발전하는 제품은 시간이 지날수록 가치가 낮아지는 감가상각을 피하기 어렵다.

하지만 A100 반도체의 수요는 아직 탄탄하게 유지되면서 가치 하락을 방어하고 있다는 것이다.

배런스는 가장 우수한 성능의 AI 반도체가 사실상 필수인 인공지능 학습과 달리 추론 작업에서는 A100과 같은 구형 제품도 널리 활용되고 있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클라우드 업체 코어위브가 최근 고객사들에 A100을 2029년까지 임대하는 계약을 체결했다는 점도 근거로 제시됐다.

배런스는 “인공지능 시장에 회의적 시각을 보이는 투자자들은 그동안 빅테크 기업들이 엔비디아 반도체의 중장기 가치를 과대평가하고 있다고 주장해 왔다”고 보도했다.

인공지능 데이터센터와 슈퍼컴퓨터를 구축하는 빅테크 기업들은 일반적으로 엔비디아 반도체에 6년 정도의 감가상각 기간을 가정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배런스에 따르면 마이클 버리를 비롯한 유명 투자자들은 6년이라는 기간이 비현실적이라며 엔비디아 반도체의 가치는 이보다 빠르게 낮아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A100이 출시된 지 6년이 지나도 가치를 유지하는 사례가 파악되면서 이런 주장이 사실과 다르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빅테크 기업들이 엔비디아 반도체의 감가상각 리스크에 우려를 덜게 되면 데이터센터를 비롯한 인프라 투자에 한층 더 자신감을 찾을 수 있다.

자연히 인공지능 시장에서 투자 열풍에 더 힘이 실리며 엔비디아는 물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관련 공급망에 핵심 기업에도 수혜로 돌아올 공산이 크다.

배런스는 빅테크 기업들이 자체 설계한 맞춤형 반도체 사용을 늘린다면 엔비디아의 구형 제품을 빠르게 대체하며 감가상각이 커질 수 있다고 바라봤다.

하지만 아직까지 이러한 회의론은 현실화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인공지능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 흐름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배런스는 A100 이후 출시된 엔비디아 H100 인공지능 반도체의 평균 대여료가 9월 들어서만 약 22% 오른 것으로 파악된다는 시장 조사 플랫폼 온익스체인지의 분석도 전했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8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 X에 해당 자료를 인용하며 “엔비디아 반도체는 생산적이고 내구성이 뛰어나며 임대 수요가 높은 자산”이라고 말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