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올해 하반기에 내놓을 아이폰 신제품에 올레드패널을 활용한 곡면화면을 탑재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고개를 들고 있다.
삼성전자는 3월 공개하는 갤럭시S8 모델에 곡면화면의 ‘엣지’ 디자인을 모두 적용하는 승부수를 뒀는데 아이폰보다 경쟁력을 갖춰 장기적으로 흥행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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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팀 쿡 애플 CEO. |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28일 “애플의 올해 아이폰 신제품에 대규모 하드웨어 변화가 예상됐지만 수많은 소비자들이 실망하게 됐다”며 “기대와 달리 곡면화면은 탑재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는 애플이 올해 하반기 출시하는 아이폰 고가모델에 삼성디스플레이의 올레드패널을 공급받아 탑재하겠지만 기존 예상과 달리 곡면이 아닌 평평한 화면을 적용할 것이라고 파악했다.
애플이 곡면화면을 적용한 아이폰 출시를 잠정결정하고 시험생산 단계까지 들어갔지만 생산수율이 예상보다 낮고 충격에도 취약한 것으로 나타나 출시계획을 내년으로 미뤘다는 것이다.
애플은 올해 LCD패널을 탑재한 아이폰 두 모델과 올레드패널을 적용한 고가모델 등 모두 3종의 아이폰을 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고가모델의 수요가 절반 가까운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아이폰의 연간 판매량은 약 2억 대 안팎이다. 생산수율이 낮거나 제품의 내구성을 높이기 위한 새 변화를 적용할 경우 판매시기까지 충분한 물량을 양산하지 못해 심각한 공급부족을 겪을 수 있다.
애플은 지난해도 아이폰7플러스의 수요를 실제보다 낮게 예측해 공급부족을 겪으며 판매량에 일부 타격을 받은 만큼 올해 고가모델의 공급이 늦춰지는 위험을 피하려는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이런 전략이 역풍을 맞을 가능성이 높다.
애플이 아이폰6S와 아이폰7에서 모두 디자인에 거의 변화를 주지 않아 제품경쟁력이 뒤처진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상황에서 올해 신제품마저 비슷하게 내놓으면 실망감이 높아질 것이기 때문이다.
현재 대다수의 아이폰 사용자들은 올해 신제품의 대규모 변화를 기대하며 구매를 미루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대규모 대기수요가 삼성전자 등 경쟁업체 제품으로 분산될 수 있다.
포브스는 “올해 애플은 아이폰 신제품에서 강조할 마케팅포인트를 찾기 어려워질 것”이라며 “충성도가 높은 기존 아이폰 구매자들도 신제품 교체를 주저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상언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삼성디스플레이가 애플과 곡면 올레드패널의 구체적인 사양을 논의할 시간이 부족하고 생산물량도 충분하지 않아 이런 결과를 낳은 것으로 분석했다.
삼성디스플레이가 곡면 올레드패널 대신 평면 올레드패널을 공급하게 될 경우 기존 예상보다 공급단가가 낮아질 공산이 크다. 올레드패널 탑재 모델의 수요도 기대치를 밑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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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사장. |
하지만 삼성전자가 갤럭시노트7 단종사태로 프리미엄 스마트폰의 반등이 절실한 상황에서 올해 갤럭시S8 등 신제품의 흥행전망에 긍정적 신호로 분석된다.
삼성전자는 오는 29일 공개하는 갤럭시S8 일반모델과 대화면모델에 최초로 모두 곡면화면을 적용한다. 엣지 디자인을 삼성전자 스마트폰의 차별화 포인트로 삼기 위한 것이다.
올해 애플 아이폰이 모두 평면모델로 출시될 경우 갤럭시S8의 디자인 경쟁력이 더욱 주목받아 아이폰 신제품 출시 뒤에도 장기흥행을 이어가는 데 더 유리한 환경을 맞게 됐다.
애플이 곡면화면의 아이폰을 공개하는 내년에는 삼성전자가 접는 스마트폰의 출시를 계획하고 있는 만큼 프리미엄 스마트폰의 디자인에서 계속 우위를 점할 수도 있다.
트렌드포스는 “애플이 삼성디스플레이의 올레드패널 물량을 대거 확보하며 올해 화웨이와 오포 등 중국업체들이 곡면화면 스마트폰을 출시하는 것도 어려워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