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롯데글로벌로지스가 지난 2025년 4월 상장을 철회하면서 재무건전성 개선에 난항을 겪는 것으로 분석된다. 

회사는 최근 부채비율 관리를 위해 창사 이후 첫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지만, 실질적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선 사업으로 벌어들이는 수익성 회복이 급선무라는 지적이 나온다. 
 
롯데글로벌로지스 작년 영업이익 소폭 감소, 해외 물류사업 확장으로 실적개선 실마리 찾는다

▲ 롯데글로벌로지스가 지난해 증시 상장 철회와 실적 부진으로 여전히 300% 이상의 높은 부채비율을 유지하고 있다. 강병구 롯데글로벌로지스 대표이사(사진)는 회사 출범 이후 최초로 500억 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 발행까지 결정했지만, 실질적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선 근원적 사업 수익성 회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롯데글로벌로지스>  


강병구 롯데글로벌로지스 대표이사는 해외 물류사업 확장을 통해 실적 개선 돌파구를 마련한다는 계획을 세웠는데, 수익성 개선으로 기업가치를 높여 다시 기업공개를 추진할지 주목된다.
 
8일 회사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 말 연결기준 부채비율은 331.2%로 2024년 말보다 9.6% 줄었으나, 동종 업계 대비 여전히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회사의 부채비율은 2018년 132.2% 수준에서 롯데로지스틱스와 합병, K-IFRS 제1116호 규정 도입 등으로 2019년 282.1%까지 뛰었다. 이후 2020~2022년에는 중부권 매가허브터미널 투자 등으로 차입이 늘며 2022년 말 360.8%까지 부채비율이 늘었다. 

국내 경쟁사의 2025년 말 부채비율을 보면 △CJ대한통운 132.8% △한진 127.2% △로젠(유통사업부) 149.1% 등이다. 

롯데글로벌로지스의 지난해 말 기준 총차입금은 7037억 원이며, 이에 따른 지난해 이자비용은 632억 원으로 회사의 2025년 영업이익 812억 원의 77.8% 수준까지 높아졌다.  

회사는 지난 3월30일 롯데그룹 인수 이후 처음으로 500억 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해 재무건전성 지표 관리에 나섰다. 신종자본증권은 회계상 자본으로 계상되며 회사가 계획에 따라 조달한 자금으로 부채를 상환한다면 부채비율은 일부 개선된다.

하지만 해당 신종자본증권의 이자율 6.28%으로, 오는 9일 만기상환 예정인 제54-1·2회 회사채의 이자율 4.266%·4.456%보다 높다는 점을 고려하면 실제 현금흐름 개선효과는 미미한 수준이다.

게다가 시장에서 암묵적 만기로 통하는 이자율 상향(스텝업) 시점이 2028년 9월이고,  상환 후 자본이 빠져나가므로 일시적으로 낮춰놨던 부채비율도 다시 악화된다.

회사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최근 3년간 부채비율은 지속 감소하고 있다”며 “향후 네트워크 효율화, 영업 수익성·재무구조 개선 등으로 안정적 재무구조를 확립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해 4월 롯데글로벌로지스의 상장 철회 결정이 결국 회사의 재무부담을 가중시킨 것으로 분석된다. 당시 회사는 기업공개를 통해 최대 848억 원을 조달해 시설투자에 548억 원, 회사채 상환에 300억 원을 투입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회사 측은 지난해 “대내외 금융 시장 환경의 불확실성 등으로 회사의 가치를 적정하게 평가받기 어려운 상황이다. 향후 추가 수익성 확보와 기업가치 제고 노력을 바탕으로 기업가치를 제대로 평가 받을 수 있을 때 상장 재추진을 검토할 것”이라며 상장을 전격 철회했다.

문제는 상장 전제조건인 회사 수익성이 지난해 후퇴했다는 점이다. 

롯데글로벌로지스는 2025년 연결기준으로 매출 3조4015억 원, 영업이익 817억 원을 거뒀다. 2024년과 비교해 매출은 4.8%, 영업이익은 9.4% 감소한 수치다.

기업물류 사업(TLS본부) 영업이익은 506억 원에서 587억 원으로 증가했지만, 택배 사업(Lastmile본부) 영업이익은 2024년 325억 원에서 135억 원으로 58.4% 감소한 것이 실적 악화의 주 요인으로 분석된다. 
 
롯데글로벌로지스 작년 영업이익 소폭 감소, 해외 물류사업 확장으로 실적개선 실마리 찾는다

강병구 대표이사가 현지시각으로 2025년 12월17일 미국 텍사스주 포트워스-댈러스에 위치한 롯데글로벌로지스 풀필먼트센터 개소식을 마치고 시설을 둘러보고 있다. <롯데글로벌로지스>

강병구 대표이사는 수익성 개선의 실마리를 해외 물류 사업에서 찾고 있다.

회사는 지난 2월 카자흐스탄 유통기업 신라인그룹과 손잡고 현지 이커머스 입점 기업을 위한 풀필먼트 사업을 통해 현지 식품·편의점 유통업체의 물류 수요를 공략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어 3월에는 베트남 농·축산물 유통 기업 떤롱그룹과 손잡고 베트남 콜드체인 공급망 고도화, 현지 사업 확장을 위한 시스템 및 인프라 확보 등에 나선다. 

앞서 회사는 2025년 12월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포트워스에 2만㎡ 규모의 풀필먼트 센터를 열었다. 이 물류센터에는 첨단 물류로봇 기술, AI 기반 운영 시스템이 적용됐으며, 글로벌 건강기능식품 플랫폼 ‘아이허브’의 입점상품 6만 종을 하루 최대 2만 건을 처리할 수 있다.

회사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유럽, 서·남아시아, 아프리카 등 신규 시장에서의 기회를 발굴하고, 다양한 해외 물류 사업을 전개할 계획”이라며 “현재 기준으로 상장 재추진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이같은 행보는 국내 택배사업이 쿠팡과 CJ대한통운 등 선두권 사업자들의 인프라 경쟁력을 따라가기 어려운 상황과 유가 상승, 노란봉투법 시행 등 비용증가 요인이 커 당분간은 수익성 개선이 어렵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변용진 iM증권 연구원은 앞서 “쿠팡의 택배시장 점유율이 상승하는 가운데 CJ대한통운·롯데글로벌로지스·한진의 택배 단가 하락이 이어지고 있다”며 “2026년 택배시장은 제한된 물동량 하에서 경쟁사의 물량을 확보하기 위한 경쟁이 지속될 것이며, 그 방법으로 2025년과 마찬가지로 택배단가 하락과 서비스 확대가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