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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전자 '갤럭시 A' 시리즈 가격을 인상하면서, 판매량 감소를 피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삼성전자>
삼성전자는 오랫동안 '갤럭시 A' 시리즈로 글로벌 중저가 스마트폰 시장을 장악해왔으나, 최근 부품값 상승에 따른 판매가격 인상으로 기존 '가성비'를 앞세운 판매 전략이 흔들리고 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A 시리즈에 고사양 기능을 적용하며 차별화를 꾀하고 있으나, 높아진 가격에 따른 판매 감소를 피하기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8일 스마트폰 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삼성전자가 오는 10일 스마트폰 보급형 제품 '갤럭시 A' 시리즈를 전 세계 출시한다고 밝힌 가운데 일부 모델의 가격이 100만 원을 넘으면서 '가성비 폰도 옛말'이라는 소비자 반응이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 미국 뉴스룸에 올라온 갤럭시A57와 갤럭시A37의 가격은 각각 전작보다 50달러 오른 549.99달러(약 81만 원), 449.99달러(약 66만 원)부터 시작한다. 메모리 가격 상승을 반영한 출고가다.
유럽 출시 가격은 더 높은데, 갤럭시A57 256기가바이트(GB)의 출고가격은 529파운드(약 100만 원), 512GB 모델의 가격은 699파운드(약 140만 원)에 달한다.
이에 네이버의 삼성전자 스마트폰 사용자 카페인 'SSC'에서는 "갤럭시A가 100만 원을 넘어가면 선 넘은 것", "50달러만 더주면 아이폰17e 살 수 있는데 누가 살까요?"와 같은 부정적 반응이 나오고 있다.
과거 갤럭시A 시리즈는 저렴한 가격에 준수한 성능을 제공하는 것이 핵심 구매 요인이었는데, 가격이 인상되면서 중저가폰으로서 경쟁력이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갤럭시A 시리즈가 장악하던 글로벌 중저가폰 시장을 애플도 노리고 있다.
애플은 최근 가성비 제품을 찾는 소비자가 늘고 있는 점을 고려해, 출고가 99만 원인 보급형 맥북 '맥북 네오'와 '아이폰17e(256GB)'를 출시하며 중저가 시장을 본격적으로 공략하고 있다.
아이폰17e는 아이폰17 시리즈와 동일한 'A19' 모바일 프로세서(AP)가 탑재됐다. A19는 대만 TSMC의 3나노 공정으로 제조된다.
▲ 애플은 '아이폰17e'의 한국 출고가를 99만 원으로 책정했다. <애플>
또 아이폰17e는 전작이 128GB부터 시작했던 것과 달리, 기본 저장 용량이 256GB로 두 배 늘어났다. 용량은 늘었지만 국내 가격은 99만 원(미국 가격 599달러)으로 동결해, 체감 가격이 낮아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갤럭시 A 시리즈는 삼성전자 스마트폰 판매량의 70% 이상을 담당하는 핵심 제품인 만큼, 아이폰17e를 앞세운 애플 중저가폰 라인업 강화는 큰 위협이 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측은 "애플이 'e' 시리즈로 하위 프리미엄 시장을 공략하면서 신흥국 소비를 흡수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며 "보급형 아이폰17e가 애플의 2027년 스마트폰 판매량 증가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A57에 '120헤르츠(Hz) 고주사율 디스플레이', '트리플 카메라' 등을 적용하며 아이폰17e와 차별화하고 있다. 아이폰17e는 60Hz에, 싱글 카메라가 탑재됐다.
하지만 가격 인상과 경쟁심화로 갤럭시A 시리즈는 판매량 감소를 피하기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 메모리 가격 상승분을 소비자에 모두 전가하기 어려운 만큼, 지난해 12조 원에 달했던 삼성전자의 모바일경험(MX)사업부의 영업이익이 올해 급감할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날 한화투자증권은 삼성전자의 올해 스마트폰 매출이 5조1천억 원에 그칠 것이란 전망을 내놓았다.
김선우 메리츠증권 연구원도 "메모리 판매가격 급등 효과는 2분기부터 삼성전자 MX사업부 실적을 강타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며 "경쟁사(애플)가 '중국시장 독식 정책'을 구사할 가능성이 높아, 메모리 판가 인상을 감내하면서도 메모리 물량을 확보하기 위한 경쟁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