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 "트럼프 이란 석유로 대중 협상력 강화 노려, 베네수엘라 전례 되풀이 전략"

▲ 중국 장쑤성 쑤저우에 있는 한 주유소 앞에 3월23일 주유하려는 차량 행렬이 길게 늘어서 있다.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산 원유 통제권을 확보하려는 배경에 대중 협상력 강화 의도가 깔려 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베네수엘라 사례처럼 미국이 에너지 통제력을 통상 외교에서 지렛대로 활용하려 한다는 것이다.

7일 블룸버그는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석유 산업을 장악해 대중 협상력을 강화할 수 있다고 믿는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6일 백악관에서 열린 연례 부활절 행사에서 “내가 선택할 수 있다면 이란 석유를 가져오고 싶다”며 “엄청난 돈을 벌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발언 기저에 원유 수입국인 중국을 상대로 한 협상에서 주도권을 쥐려는 속내가 있다는 관측이 나온 것이다. 

블룸버그는 베네수엘라 사례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원유 흐름을 통제해 타국에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다는 생각을 보여준 적이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미국은 지난 1월3일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를 공격해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 내외를 생포했다. 

이후 미국 재무부 산하 해외자산통제국(OFAC)은 베네수엘라산 원유의 정유와 수출 및 공급 등 거래를 전격 허용했다. 

그러면서 미국 기업의 참여만 허가하고 중국 자본이 관련한 거래는 배제했다. 이란을 상대로도 이러한 방식을 되풀이해 중국을 압박하겠다는 분석으로 풀이된다. 

블룸버그는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정부 관료들은 베네수엘라 작전으로 인해 중국의 영향력이 약해졌다고 본다”고 전했다. 

중국은 중동산 원유 의존도가 높다. 중국 세관 통계에 따르면 2024년 중국이 소비한 석유의 75% 가량은 수입에 의존했다. 이 가운데 44%는 중동산이다. 

그런데 이란 전쟁으로 호르무즈 해협 통행이 봉쇄되면서 원유를 구하기 어려워지고 고유가에 따른 비용 부담도 따르는데 미국이 이러한 상황을 이용하려 한다는 것이다. 

블룸버그는 “유가가 현재 수준으로 유지되면 중국과 중국 정유 산업은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중은 지난해부터 서로를 겨냥해 관세를 부과하고 첨단 제조업의 핵심 부품인 반도체나 희토류 영구자석 등 공급망을 압박해 왔다.

이러한 통상 현안을 논의하기 위해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5월14일~15일 이틀 동안 베이징을 방문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가진다.

조사업체 클리어뷰에너지파트너스의 케빈 북 대표는 “미국은 군사 행동으로 중국이 값싼 원유를 구입할 길을 막았다”며 “우연이든 전략이든 간에 협상 레버리지는 중요하다”고 평가했다. 
 
다만 블룸버그는 미국이 이란 에너지를 장기적으로 통제하려면 막대한 군사·재정 투입이 필요하고 국제법 논란도 불가피해 제약이 존재한다고 덧붙였다. 이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