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만 TSMC가 첨단 파운드리 시장에서 압도적 생산 능력과 수율, 반도체 패키징 기술로 차별화된 사업 구조를 갖춰내 삼성전자를 비롯한 경쟁사의 추격이 어려워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TSMC 반도체 공장 사진. [사진=연합뉴스 제공]
TSMC가 우월한 생산 수율과 양산 능력, 첨단 반도체 패키징 역량을 앞세워 가격 결정력을 강화하면서 삼성전자가 추격하기가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는 것이다.
IT전문지 톰스하드웨어는 7일 “TSMC의 시장 점유율 급증은 일시적 현상이 아니다”며 “이는 TSMC가 갖추고 있는 경쟁 우위 요소가 더욱 강화된 결과”라고 보도했다.
시장 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리서치의 최근 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반도체 위탁생산과 패키징을 포함하는 ‘파운드리 2.0’ 시장에서 TSMC 점유율은 매출 기준 38%, 삼성전자는 4%를 각각 차지했다.
전체 시장 규모는 3200억 달러(약 483조 원)로 연간 16% 증가했다. TSMC의 지난해 연매출 증가율은 36%에 이르며 시장 성장세를 큰 폭으로 웃돌았다.
톰스하드웨어는 TSMC의 첨단 미세공정 비중과 반도체 가격 결정력, 패키징 수직계열화 역량이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에서 경쟁사가 대적하기 어려운 장점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짚었다.
TSMC가 발표한 지난해 4분기 실적에 7나노 이하 미세공정의 매출 비중이 74% 수준으로 집계된 점이 근거로 제시됐다.
결국 TSMC의 점유율 상승은 반도체 출하량 증가뿐 아니라 첨단 미세공정의 비중 확대에 따른 평균 단가 상승 덕분이인 것으로 분석됐다.
조사기관 세미애널리시스에 따르면 TSMC의 반도체 평균 판매단가는 2019년에서 2025년까지 약 133% 상승한 것으로 파악된다.
미세공정 반도체 특성상 기술이 고도화될수록 웨이퍼(반도체 원판)당 공급 가격이 상승하기 때문이다.
대만 중시신문망은 TSMC 2나노 파운드리의 경우 웨이퍼당 가격이 3만 달러(약 4528만 원)에 이를 것이라는 관측도 제시했다. 3나노 초기 단가와 비교해 약 50% 높은 수준이다.
TSMC가 인공지능 반도체 위탁생산 수주를 사실상 독점하며 공급 부족 상황이 이어지고 있어 가격을 인상하기 유리한 환경에 놓인 점도 중요한 배경으로 꼽혔다.
▲ 삼성전자 반도체 파운드리 사업 홍보용 사진. [출처=삼성전자 홈페이지]
인공지능 반도체 설계 업체를 비롯한 고객사들이 TSMC 파운드리에 사실상 대안을 찾기 어려워지면서 독점 체제가 갈수록 강화되는 결과로 이어졌다는 의미다.
톰스하드웨어는 삼성전자의 3나노 파운드리 수율이 지난해 30~40% 수준에 그쳐 수주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려웠다는 조사기관 트렌드포스의 분석도 근거로 들었다.
다만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삼성전자가 지난해 말 양산을 시작한 2나노 공정으로 ‘터닝포인트’를 맞이했다며 인공지능 및 모바일 프로세서 시장에서 고부가 제품 수주에 성과를 낼 수도 있다는 관측을 전했다.
TSMC의 첨단 반도체 패키징 기술도 삼성전자가 경쟁력을 높이기 쉽지 않은 분야로 꼽힌다.
반도체 패키징은 엔비디아 인공지능 반도체를 비롯한 고사양 제품의 성능과 전력 효율을 높이는 데 갈수록 중요한 분야로 떠오르고 있다.
톰스하드웨어는 반도체 고객사들이 단일 업체에 위탁생산 및 패키징을 모두 맡기는 일이 비용 측면에서 유리하다는 점도 TSMC가 수주 성과를 극대화하는 배경으로 지목했다.
중시신문망은 TSMC의 파운드리 및 패키징 주문 독점 효과가 이른 시일에 발표되는 1분기 실적에 뚜렷하게 반영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1분기는 보통 파운드리 시장 비수기로 꼽히지만 인공지능 반도체 수요 급증으로 첨단 파운드리 시장에 새로운 ‘전성기’가 열리면서 가파른 성장세가 이어졌을 공산이 크다는 것이다.
다만 톰스하드웨어는 TSMC의 독점적 지위가 영원히 지속될 수 있을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고 전했다.
톰스하드웨어는 “삼성전자가 단기간에 TSMC와 점유율 격차를 좁히기는 어렵겠지만 2나노 반도체 생산 물량이 늘어나고 수율도 안정화되면 외부 고객사들의 위탁생산 수요가 점차 유입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