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과 정유경 신세계 백화점부문 총괄사장의 경영능력이 올해 본격적으로 시험대에 오른다.
정 부회장은 이마트부문에, 정 총괄사장은 백화점부문에 주력하며 남매 간 경쟁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신세계그룹이 이마트부문과 백화점부문으로 나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지만 남매의 경영성과에 따라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이 둘 가운데 한명에게 그룹을 넘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 올해 신사업 안착 과제
7일 업계에 따르면 정 부회장과 정 총괄사장이 지난해 주로 외형확대에 힘썼다면 올해는 신사업을 시장에 안착시키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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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
정 부회장은 올해 이마트의 자체 브랜드 강화, 복합쇼핑몰 스타필드의 안착이라는 과제를 안고 있다.
정 부회장은 2016년부터 노브랜드와 피코크 등 이마트의 자체 브랜드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9월에는 복합쇼핑몰 스타필드하남을 열었고 10월 말에는 코엑스몰의 운영권을 따내 스타필드코엑스몰도 개장했다.
자체 브랜드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높은 성장세를 이어가며 이마트의 영업이익을 늘리는 데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스타필드코엑스몰의 경우 상권이 살아나기까지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돼 당분간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정 총괄사장은 신세계의 새로운 성장동력인 면세점사업을 키우는데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예상된다.
신세계면세점은 면세점업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성장하며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아직 적자를 내고 있는 데다 앞으로 시내면세점 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흑자전환이 예상보다 어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 회의도 따로, 경쟁도 본격화
신세계그룹은 2015년 말 분리경영이 시작된 이후 이마트부문과 백화점부문의 전략회의도 따로 열고 있다.
이마트부문 전략회의는 서울 성수동에 있는 이마트 본사에서 정 부회장이 주재한다. 백화점부문 전략회의는 서울 회현동 본사에서 정 총괄사장이 주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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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유경 신세계 백화점부문 총괄사장. |
정 부회장은 지난해 초까지만 해도 백화점부문 회의에 참석했지만 최근에는 참석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 부회장은 올해 초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제 동생(정유경 총괄사장)도 맡은 분야, 잘하는 분야에서 책임을 갖고 해보라는 (이명희 회장의) 지시가 있었다”며 “동생이 (백화점부문을)맡아서 해주면 내가 스타필드나 이마트 등 다른 계열사를 챙길 수 있다”고 말했다.
정 총괄사장은 그동안 정 부회장보다 존재감이 작았지만 지난해 20년 만에 공식석상에 모습을 비추는 등 본격적으로 경영보폭을 넓히고 있다.
정 총괄사장이 이끈 백화점부문은 지난해 이마트부문보다는 폭이 작았지만 실적개선을 이뤄냈다.
남매는 앞으로 화장품과 의류 등 중복되는 사업에서 직접적으로 경쟁도 벌일 것으로 보인다.
정 부회장은 지난해 7월에 대형마트 최초로 자체 화장품 브랜드 ‘센텐스’를 선보였는데 정 총괄사장은 신세계의 자회사인 신세계인터내셔날을 통해 화장품 제조사업을 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