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6일 수원시 팔달구 팔달문 영동시장에서 열린 집중 유세에서 손가락으로 '1,2,3' 캠페인을 언급하며 시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근 여론조사에서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와 지지도 격차가 좁혀지자 '내란 심판론'을 내세우는 동시에 지지자들을 향해 '1·2·3' 캠페인을 펼쳐 투표율 저하를 방지함으로써 우세한 구도를 굳히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26일 더불어민주당에 따르면 이재명 대선 후보를 비롯한 민주당 중앙선거대책위원장들은 대통령 선거 막판 표밭 다지기에 당력을 집중하고 있다. 선대위원장들은 이날 일제히 ‘사전투표 참여’를 독려하는 메시지를 내놨다.
박찬대 상임총괄선거대책위원장은 “이번 주 29일(목요일), 30일(금요일) 이틀 간 사전투표가 진행된다”며 “투표하면 반드시 국민이 이긴다”고 말했다.
강금실 선대위원장도 “이재명 후보가 당선되어야만 12·3 비상계엄의 전모를 철저히 조사하는 일이 가능해질 것”이라며 “국민 여러분께서 소중한 투표 행사를 통해서 헌법을 지키는 헌법의 주인, 국가의 주인이 국민임을 단호하게 보여주시기를 간청드린다”고 호소했다.
이 후보를 비롯해 민주당 개별 의원들은 선거 유세는 물론 페이스북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1·2·3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
1·2·3 캠페인은 '기호 1번 이재명(2) 후보는 세 표(3)가 부족하다'며 지지자들을 독려하는 전략이다.
대선 사전 투표까지 3일밖에 남지 않은 시점인 만큼 지지층을 향해 투표 참여와 함께 이른바 ‘밭갈이’(지지자들이 주변에 이재명 후보 지지 전달 활동)를 요청하려는 취지로 풀이된다.
이 후보는 26일 경기 수원시 팔달구 영동시장 앞에서 집중 유세에서 “지난 12월3일로부터 123일이 지나 윤석열이 파면됐다”며 “이제 다시 1·2·3을 꼭 기억해달라”고 말했다.
그는 전날 기자간담회 마지막 모두발언에서도 "1번 이(2)재명이 아직도 3표가 부족하다"며 "123을 기억해주시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압도적 승리를 강조하던 민주당이 ‘1·2·3 캠페인’을 앞세우는 배경에는 최근 발표된 여론조사 흐름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이 후보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1위를 유지하고 있지만 ‘과반 지지율’은 깨진 상황이다.
‘이재명 하락·김문수 상승세’로 요약되는 최근 여론조사 결과는 보수 지지층 결집에 따른 여론조사 이념성향별 응답 인원 변화에 기반한 결과로도 분석된다.
한국갤럽이 지난 23일에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이 후보 지지도는 45%로 1주 전 조사(51%)보다 6%포인트 하락한 반면 김문수 후보 지지도는 36%로 7%포인트 상승했다.
그러나 실제 한국갤럽 조사의 이념성향별 응답 인원을 보면 지난 16일 발표한 조사에서는 보수 300명, 진보 295명, 중도 295명으로 서로 엇비슷했다. 반면 23일 발표 조사는 보수 349명, 진보 234명, 중도 327명으로 보수가 진보보다 115명이나 더 많았다.
전국지표조사(NBS)에서도 이러한 흐름은 비슷하게 나타났다.
5월15일 발표된 전국지표조사(이재명 49%, 김문수 27%, 이준석 7%)의 이념성향별 인원은 보수 291명, 진보 267명, 중도 316명으로 보수와 진보 차이가 25명에 불과했다. 그러나 5월22일 발표된 전국지표조사(이재명 46%, 김문수 32%, 이준석 10%)는 보수(300명)와 진보(247명)의 차이가 53명으로 두 배 이상 늘었다.
전용기 민주당 의원은 23일 페이스북에 "최근 보수 진영의 응답률이 높아진 만큼 여론의 균형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여론조사에 더욱 적극적으로 참여하자"고 말했다.
게다가 이번 대선의 가장 큰 변수로 꼽히는 ‘김문수-이준석 단일화’에 대응하기 위해 민주당은 이 후보 지지층들이 투표장에 나와 이 후보의 득표율을 끌어올리는 것밖에 길이 없다.
윤희웅 오피니언즈 대표는 26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득표율이라고 하는 것은 선거에 참여한 사람들의 투표수"라며 "그걸 가지고 비율을 나누는 것이기 때문에 투표 참여율이 높게 되면 득표율이 상당히 높아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상임 총괄선대위원장(오른쪽)이 26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주민 민주당 선대위 기본사회위원장은 이날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단일화는 저희들이 통제할 수 있는 변수는 아니지 않나”며 “모든 변수들을 고려해서 대응하는 식으로 열심히, 그러고 철저히 선거운동을 펼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기사에 인용된 한국갤럽 여론조사는 한국갤럽 자체조사로 20일부터 22일까지 실시됐다. 무선전화 가상번호 무작위 추출을 통한 전화조사원 인터뷰(CATI)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
전국지표조사(NBS)는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휴대폰 가상번호(100%)를 이용한 전화면접조사 방식으로 19일부터 21일까지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
기타 여론조사의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김대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