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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열 "내년 정부 예산지출 더 늘려야"

이규연 기자 nuevacarta@businesspost.co.kr 2016-12-22 11:3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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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주열 "내년 정부 예산지출 더 늘려야"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1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송년간담회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대답하고 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내년의 정부예산안을 놓고 ‘완화적이지 않다’고 평가하며 더욱 적극적인 재정정책을 주문했다.

이 총재는 21일 서울시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송년간담회에서 “정부의 재정정책을 평가하면 내년도 정부예산은 완화적으로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정부는 내년도 예산안의 전체 지출규모를 400조5천억 원으로 잡았는데 올해 예산안 기준 총지출 386조4천억 원보다 3.6% 증가했다. 그러나 추가경정예산을 포함한 총지출 398조5천억 원과 비교하면 내년에 전체 지출이 2조 원(0.5%)밖에 늘어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 총재는 “내년에 실질 경제성장률을 2%대로 잡고 물가상승률을 2% 아래로 본다고 해도 이 둘을 합친 명목성장률이 4% 내외인 점을 감안하면 총지출 증가율 0.5%는 낮은 수준”이라며 “정부에서 예상하는 총수입 증가율 5.9%와 비교해도 총지출 증가율이 낮다”고 말했다.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1월에 내년도 정부예산안을 국회에 제출하면서 “중장기적인 재정건전성을 해치지 않는 범위에서 최대한 확장적으로 편성했다”고 밝혔는데 이 총재는 다르게 평가한 셈이다.

이 총재는 모하메드 엘 에리언 알리안츠 수석경제자문이 1월에 발표한 ‘디 온리 게임 인 타운’이라는 책을 소개하면서 통화완화정책에서 재정확장정책으로 경제정책의 중심을 옮겨야 한다고 주문하기도 했다.

그는 “이 책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정부의 재정정책이 별다른 역할을 하지 못했고 중앙은행이 고군분투한 사실을 담고 있다”며 “요즘은 제로금리, 양적완화, 마이너스금리로 대변되는 통화정책의 시대가 가고 재정정책의 시대가 온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국내기관뿐 아니라 해외 신용평가사 등도 한국의 가장 큰 장점으로 재정정책에 여력이 있다는 점을 꼽는다”며 “재정정책이 더욱 많은 역할을 해야 할 때라는 주장에 동의한다”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내년의 최우선과제로 취약한 부문의 리스크관리를 들었다.

그는 “‘쇠사슬의 강도는 가장 약한 고리에 달려있다’는 외국 속담이 있는데 쇠사슬이 아무리 단단해도 약한 고리가 끊어지면 그 쇠사슬이 끊어진다는 것”이라며 “취약부문을 대비하는 일을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고 밝혔다.

내년에 기준금리를 올리거나 내릴 가능성을 놓고는 “지금은 불확실성이 커 조그마한 충격도 시장에 큰 타격을 줄 수 있기 때문에 금융안정에 초점을 뒀지만 금리 인하여력이 없는 것은 아니다”며 “불확실성이 클 때는 조금 더 확인하고 다져가면서 정책을 펼치겠다”고 말했다.

내년도 경제전망과 관련해서는 “미국의 금리인상 등 경기가 하락할 위험이 크다”며 “올해 4분기의 성장실적치를 점검한 뒤 내년 1월에 전망치를 내놓겠다”고 밝혔다.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이주열 총재에게 박근혜 게이트의 비선실세로 알려진 정윤회씨와 연루됐을 수 있다는 의혹을 제기한 점을 놓고는 “정씨를 한 번도 본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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