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칠성음료가 계열사인 생수회사 백학음료의 감자를 결정했다. 롯데칠성음료가 백학음료를 흡수합병해 생수시장에서 경쟁력을 더욱 높이기 위한 수순밟기에 들어간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롯데칠성음료는 생수시장에서 만년 2위로 부동의 1위 제주삼다수를 따라잡기 위해 온갖 노력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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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혁 롯데칠성음료 대표 |
25일 롯데칠성음료에 따르면 백학음료(전 록인음료)가 보통주 652만2천 주를 소각하는 방식으로 감자를 결정했다. 롯데칠성 관계자는 “계열사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감자를 시행했다”고 말했다.
롯데칠성은 지난 2월 군인공제회로부터 록인음료 지분 80%를 324억 원에 사들였다. 백학음료는 ‘DMZ 청정수’ 생산업체로 1,2군 사령부 예하에 생수를 납품하고 있다.
인수 당시 롯데칠성이 백학음료를 통해 안정적인 군납시장을 확보하고 생수 생산능력을 높일 것으로 내다봤다.
업계에서 롯데칠성이 이번 감자를 통해 자회사인 백학음료를 흡수합병하려는 것 아니냐고 바라본다. 부실한 계열사를 흡수합병하기 전에 감자를 하는 것은 자주 있는 일이기 때문이다.
◆ 날로 커지는 생수시장에서 롯데의 위상
생수시장의 규모는 점점 커지고 있다.
다른 식음료들은 경기불황에 고전하고 있지만 생수시장은 예외다. 국내 생수시장은 매년 두 자릿수 성장을 이어가 올해 6천억 원을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장진욱 하나대투 연구원은 “웰빙이 확산되면서 생수의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며 “환경문제에 대한 우려가 높아질수록 생수시장은 더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생수시장은 1위가 삼다수이고 2위가 롯데칠성이다. 그런데 점유율 격차가 너무 커 당분간 제주삼다수의 아성을 깨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롯데칠성이 보유하고 있는 여러 생수 브랜드를 다 합친 점유율은 전체의 20% 정도에 그친다. 반면 단일 브랜드인 삼다수의 점유율은 40%가 넘는다.
인지도가 중요한 생수시장에서 제주삼다수는 제주도의 깨끗한 자연과 국내 유일 화산암반수 이미지를 앞세워 15년 넘게 1인자의 지위를 지켜왔다.
하나대투증권 최지훈 연구원은 “삼다수는 확고한 브랜드파워를 지녀 부동의 1위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 롯데칠성의 생수시장 공략 전략은?
롯데칠성은 세분화 전략으로 삼다수를 따라잡으려 노력하고 있다.
롯데칠성은 해양심층수, 탄산수 등 다양한 제품을 내놓았다. 에비앙 등 외국 프리미엄 생수도 수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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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우 송혜교를 모델로 한 아이시스 광고 사진 |
2009년에 국내 최초로 어린이를 위한 생수도 출시했다. 기존의 500ml보다 작은 300ml 생수도 선보여 휴대성을 높였다.
국내 프리미엄 생수 소비자들을 겨냥해 ‘백두산 하늘샘’도 2012년 출시했다. 롯데칠성은 이 제품에 노화방지와 치매예방에 효과가 있는 규소와 규산이 국내 다른 생수보다 수십 배 많이 들어있다고 홍보했다.
제품뿐 아니라 판매지역도 세분화했다.
롯데칠성은 지난 5월 주력 생수 아이시스를 수원지에 따라 나눴다. 경기도 연천에서 취수한 평화공원 산림수는 경기와 서울, 충청지역에 공급하고 경남 산청에서 취수한 지리산 산청수는 경남과 부산, 호남, 대구 지역에서 판매하기로 했다.
롯데칠성은 이밖에도 제품의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광고도 힘쓰고 있다. 2013년 생수의 지상파광고가 가능해지자 배우 송혜교를 모델로 기용하기도 했다.
또 국내시장에만 머무르지 않고 적극적으로 해외시장을 개척하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롯데칠성은 지난 1월 미얀마 음료업체와 합작사를 설립했으며 지난 5월에 중국에 백두산 생수를 판매하기 시작했다.
최 연구원은 “중국의 생수 수입량은 2012년 8300톤 정도에서 2013년 5만1천 톤으로 급등하면서 생수 최대 수입국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