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구가 올해 은행 등에서 빌린 돈이 자산이나 소득보다 훨씬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전체 가구소득에서 빚을 갚는 데 쓰이는 돈도 증가하고 있다.
20일 통계청, 한국은행, 금융감독원에서 전국의 2만 가구를 조사해 발표한 ‘2016년 가계금융·복지조사 결과’에 따르면 한 가구가 3월 기준으로 평균 6655만 원을 빚으로 지고 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4%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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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일 통계청, 한국은행, 금융감독원에서 발표한 ‘2016년 가계금융·복지조사 결과’에 따르면 한 가구가 3월 기준으로 평균 6655만 원을 빚으로 지고 있는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4% 증가했다. 사진은 한 은행 지점의 모습. <뉴시스> |
가구당 평균 자산은 3억6187만 원으로 집계돼 지난해 3월보다 4.3% 증가했다. 항목별로 살펴보면 금융자산 9400만 원(26.0%)과 실물자산 2억6788만 원(74.0%)으로 구성됐다. 소득 수준으로 따지면 1분위가구 6.7%, 5분위가구 44.7%로 빈부격차가 심화되고 있다.
가구당 평균 소득은 2015년 기준으로 4883만 원으로 2014년보다 2.4% 늘어나는 데 그쳤다. 특히 가구주가 30대 미만인 가구의 소득은 1년 전보다 3.7% 감소했다.
가계부채 항목의 비중을 살펴보면 금융부채 4686만 원(70.4%), 임대보증금 1968만 원(29.6%)다. 금융부채는 지난해 3월보다 7.5% 증가했다. 금융부채의 세부적인 항목을 보면 담보대출 3847만 원(57.8%), 신용대출 692만 원(10.4%)이다.
가구당 평균부채를 연령 기준으로 살펴보면 가구주의 연령대가 50대일 경우 평균부채 8385만 원으로 가장 많은 빚을 졌다. 다른 기준으로 볼 경우 자영업자 가구(9812만 원), 소득 5분위 가구(1억5719만 원), 순자산 5분위 가구(1억5901만 원) 등도 다른 계층보다 빚을 많이 졌다.
소득 5분위별 가구의 평균 부채 증감률을 살펴보면 소득 3분위 11.9%, 5분위 9.4%, 4분위 3.2%, 1분위 –0.4%, 2분위 –4.7% 순서다.
소득이나 순자산 5분위는 국민 전체의 소득 혹은 순자산을 다섯 구간으로 분류한 것을 뜻한다. 5분위는 최상위 20%, 4분위는 상위 60~80%, 3분위는 40~60%, 2분위는 20~40%, 1분위는 하위 20%를 뜻한다.
가계의 재무건전성 지표인 처분가능소득 대비 원리금상환비율(DST)은 지난해 기준으로 평균 26.6%를 기록해 2014년보다 2.6%포인트 올랐다. 가계가 100만 원을 벌 경우 26만6천 원을 대출원금이나 이자를 갚는 데 쓰고 있다는 뜻이다.
처분가능소득 대비 금융부채비율은 지난해 기준으로 평균 116.5%를 기록해 2014년보다 5.5%포인트 상승했다. 가계가 1년간 번 돈보다 부채가 16.5% 규모만큼 더 많다는 것이다.
노인빈곤층 문제도 앞으로 더욱 심각해질 것으로 예상됐다.
통계청 등의 조사결과 가구주가 은퇴하지 않은 가구에서 3월 기준으로 ‘가구주와 배우자의 노후준비가 전혀 되지 않았다’고 대답한 비율이 19.3%에 이르렀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9%포인트 올랐다. ‘노후준비가 잘 되지 않았다’도 37.3%를 차지했다.
가구주가 은퇴한 가구는 3월 기준으로 ‘생활비가 매우 부족하다’로 대답한 비율이 21.5%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포인트 높아졌다. ‘부족하다’도 39.0%에 이르렀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