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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기문 유엔사무총장. |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의 속내는 뭘까?
박근혜 대통령 탄핵안이 국회를 통과하고 조기 대선국면이 가시화하면서 반 총장의 몸값도 더욱 치솟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반 총장은 12일 오전 10시 시작되는 유엔총회에서 고별연설을 하고 사무총장으로서 업무를 후임인 안토니우 구테흐스 신임 사무총장에 넘긴다.
공식임기는 12월31일에 끝나지만 사실상 이날로 10년간 임기를 마무리하는 셈이다.
반 총장은 내년 1월 귀국할 것으로 전해졌는데 귀국일정을 최대한 앞당길 가능성이 높다.
박 대통령 탄핵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따라 이르면 4월 ‘벚꽃대선’ 얘기까지 나온다.
반 총장이 출마할 뜻을 굳힌다면 시간이 없는 셈이다.
반 총장의 유엔총장 임기 만료시점이 다가오면서 가장 애를 태우고 있는 쪽은 당연히 새누리당이다. 반 총장은 새누리당 친박계가 차기 대선후보로 밀 것이란 관측이 높았으나 박근혜 게이트로 가능성이 희박해졌다.
새누리당 비박계 의원들은 12일 비상시국위원회를 열어 ‘최순실의 남자들’이란 과격한 표현까지 써가며 지도부인 이정현 대표, 조원진·이장우 최고위원과 서청원·최경환·홍문종·윤상현·김진태 의원까지 8명의 당 축출을 요구하고 나섰다.
친박계 50여 명이 전날 밤 비박계를 이끄는 김무성 전 대표와 유승민 의원을 청산대상으로 규정한 데 따라 역공세를 취한 것이다.
박 대통령 탄핵안 가결 이후 새누리당 내홍이 정면충돌 양상을 보이고 있다. 분당과 신당 창당 등 여권 내 재편시나리오가 어떤 형태로든 현실로 나타날 경우 반 총장 끌어들이기를 위한 경쟁도 더욱 뜨거울 것으로 보인다. 반 총장을 제외하고 여권 보수층을 결집해 정권 재창출을 이끌 후보가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반 총장은 그동안 새누리당 친박의 러브콜을 받아왔다. 하지만 박근혜 게이트 정국이 터지면서 반 총장이 친박의 러브콜에 화답할 가능성은 지극히 희박해졌다.
그러자 친박을 제외한 비박계나 탈당파(신당 창당파) 등에서 반 총장의 합류에 기대를 거는 목소리가 나온다.
새누리당을 탈당한 무소속 정두언 의원은 12일 라디오방송에 출연해 “반기문 후보같은 경우는 중도우파가 만들어지면 거기하고 같이 갈 생각을 할 것”이라며 “저희들은 모든 것을 다 열어놓고 있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전날 남경필 경기지사·김용태 의원 등 탈당파 12인과 함께 신당 창당을 선언했다.
비상시국회의에 참여하고 있는 정운천 새누리당 의원도 이날 또 다른 라디오방송에서 12월 안에 새누리당이 재창당하든, 비박계가 탈당해 신당을 창당하든 결론이 빨리 나야 한다면서 보수신당의 잠재적 대권주자로 반 총장의 실명을 거명했다.
새누리당의 갈등이 봉합되기는 어려울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이다. 분당까지 가지 않더라도 재창당 수준의 특단의 조치가 불가피해 보인다. 비박계가 대거 탈당해 신당을 창당하고 이른바 제3지대에서 결집할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비박계만 하더라도 반 총장의 합류 여부를 놓고는 김무성 전 대표와 유승민 의원 사이에서도 미묘한 입장차이가 있는 것으로 감지된다.
어쨌든 반 총장이 정치권 지각변동의 어느 지점에 합류할지 결단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반 총장은 국내 정치무대에서 경험이 사실상 전무해 대선출마 뜻을 굳힌다면 고민도 더욱 클 수밖에 없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이날 라디오에 출연해 반 총장을 놓고 “국내 정치나 경제 등 복잡다단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지 아직 전혀 검증이 되지 않았다”며 검증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보였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