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상선이 한진해운 자산을 흡수하려던 계획에 차질이 빚어지게 됐다.
대한해운이 한진해운의 아시아와 미주노선과 함께 다른 자산의 우선매수청구권을 확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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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창근 현대상선 사장. |
현대상선 관계자는 14일 “한진해운의 아시아와 미주노선 인수는 실패했지만 롱비치터미널 매각이 확정되지 않은 만큼 추후 상황을 지켜볼 것”이라며 “현재 매물로 나온 스페인 알헤시라스터미널 인수와 함께 향후 매물로 나올 선박 등 한진해운 자산인수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진해운의 법정관리를 관장하는 법원은 이날 한진해운의 아시아와 미주노선 우선협상대상자로 대한해운을 선정했다.
또 우선협상대상자가 원할 경우 다른 자산을 추가로 인수하게 한다는 법원의 방침에 따라 대한해운은 한진해운의 롱비치터미널 지분과 벌크선, 컨테이너선 등에 대한 우선매수청구권을 확보했다.
현대상선은 우선협상대상자에 선정되지 못하면서 한진해운의 자산을 흡수한다는 큰 그림에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현대상선은 매물로 나온 한진해운의 아시아와 미주노선, 그리고 롱비치터미널과 스페인터미널을 인수하고 추후 매물로 나올 선박 등의 자산을 최대한 흡수해 한진해운을 대신해 1등 국적선사로서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대한해운이 한진해운 자산 인수전에서 경쟁자로 급부상하면서 현대상선에게 인수자금 부담이 더욱 커졌다. 대한해운이 우선매수청구권을 보유한 자산을 인수하려면 현대상선은 대한해운이 우선매수청구권을 포기할 정도로 높은 가격을 써내야 한다.
대한해운의 손에 넘어간 한진해운의 아시아와 미주노선 가격은 1천억 원 정도로 알려졌는데 법원이 현대상선을 우선협상대상자에서 탈락시킨 요인 가운데 하나로 대한해운과 비교해 자금여력이 뒤쳐진다는 점을 꼽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상선은 특히 롱비치터미널과 스페인터미널 등 터미널 자산인수를 희망하고 있다. 하지만 두 터미널의 가격은 각각 1천억 원 정도로 추산되는 점을 감안하면 향후 선박인수까지 고려하고 있는 현대상선의 자금여력은 부족하다.
현대상선이 한진해운 자산을 인수하는 데 활용할 수 있는 유동자산은 2천억 원 정도로 알려졌다.
현대상선이 향후 한진해운 자산인수에서 정부의 자금지원을 받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하지만 한진해운 법정관리에 최순실씨가 개입했다는 의혹이 일면서 정부의 현대상선 키우기에 부정적인 여론이 커지고 있다. 이런 여론이 이번 아시아와 미주노선 인수전 결과에도 영향을 미쳤다는 관측도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최순실 게이트가 불거지면서 한진해운 법정관리에 세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며 “정부 입장에서도 현대상선에 대한 자금지원에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