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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웅제약 당뇨 신약 '엔블로' 확장 분주, 박성수 오리지널 의약품 빈자리 공략

김민정 기자 heydayk@businesspost.co.kr 2024-09-10 15: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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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박성수 대웅제약 대표이사 사장이 자체 개발한 당뇨병 신약 엔블로(성분명 이나보글리플로진)의 적응증을 확대하기 위해 분주하다. 

외국 제약사들이 올해 국내에서 경쟁 의약품 공급을 중단하면서 틈새를 공략하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대웅제약 당뇨 신약 '엔블로' 확장 분주, 박성수 오리지널 의약품 빈자리 공략
▲ 박성수 대웅제약 대표이사 사장(사진)이 대웅제약이 자체 개발한 2형 당뇨병치료제 엔블로의 처방 확대를 위한 기틀을 마련하고 있다. 

엔블로는 보툴리눔 톡신 제제 나보타와 위식도역류질환치료제 펙스클루에 이은 대웅제약의 ‘1제품 연매출 1조(1품1조)’ 전략 품목이다. 박 사장이 적응증 확대의 성과를 낸다면 2030년에 엔블로의 연간 매출 1조 원 달성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10일 대웅제약에 따르면 엔블로의 적응증을 2형 당뇨치료제를 넘어 신장질환과 동물치료제로 넓히기 위한 임상을 진행하고 있다. 

엔블로는 중등증의 만성 신장질환을 앓고 있는 2형 당뇨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3상을 승인받아 환자 투약을 앞두고 있으며 당뇨견 대상으로는 인슐린 병용 요법 임상3상을 진행 중이다. 

박성수 사장 입장에서 보면 엔블로의 처방 적응증 확대는 전임 사장의 성과를 이어간다는 측면에서 매우 중요한 과제 가운데 하나다. 전승호 전 사장이 대웅제약 대표이사로 재임할 때 대웅제약은  신약 2022년 펙수클루와 2023년 엔블로를 연달아 출시했다.

박 사장은 3월 대웅제약 대표이사로 취임하면서 고수익 품목 위주로 사업구조를 재편하겠다고 밝혔다.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신약 허가를 받은 엔블로의 확장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적응증 확대를 위한 임상 단계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엔블로는 SGLT-2 억제제 기반의 2형 당뇨병치료제이다. SGLT-2 억제제는 포도당을 소변으로 직접 배출해 인슐린과 무관하게 혈당을 낮출 수 있어 인슐린 분비를 조절하는 치료제보다 저혈당 위험이 낮다고 알려져 있다. 

의약품시장조사기관 유비스트 조사 결과 국내 SGLT-2 억제제 시장 규모는 2021년 1501억 원에서 2023년 2387억 원으로 2년 사이 약 60% 늘었다. 엔블로와 같은 SGLT-2 억제제 기반의 치료제가 갖춘 장점을 잘 보여주는 지표다.

박 사장에게는 사업 기회도 넓어지고 있다.

8월부터 스테글라트로(성분명 에르투글리플로진), 슈글렛(성분명 이프라글리플로진), 포시가(성분명 다파글리플로진) 등 오리지널 SGLT-2 억제제들이 연이어 국내 시장에서 철수한 만큼 당뇨병 시장에서 점유율을 확대할 기회를 마주한 셈이라고 볼 수 있다는 뜻이다.

박 사장은 여러 경쟁 의약품 가운데서도 9월 판매가 종료되는 포시가를 집중적으로 겨냥하고 있다. 

포시가는 SGLT-2 억제제 계열 가운데 가장 많이 처방된 2형 당뇨병치료제이다. 2020년 심부전과 2021년 신장 적응증을 차례로 추가하면서 국내 매출이 2018년 247억 원에서 2023년 말 499억 원으로 늘었다.  

대웅제약에 따르면 엔블로는 6월 발표된 ‘다파글리플로진-엔블로 스위칭(교체) 연구’를 통해 경증 신기능 장애 환자에서 다파글리플로진보다 더 우수한 당 배출 효과와 안전성을 입증했다.  

다만 적응증 측면에서는 아직 포시가를 따라잡지 못해 중등증 신장질환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을 진행하고 있다.

통계적으로 국내외 제2형 당뇨병 환자의 30%가 신장 합병증을 앓는다고 알려져 있는 만큼 박 사장으로서는 처방을 유의미하게 확대할 기회도 바라볼 수 있게 됐다. 

엔블로와 2제 복합제 '엔블로멧'을 합산한 엔블로 제품군은 2023년 5월 출시된 이후 누적 원외처방 100억 원을 돌파했다.
 
대웅제약 당뇨 신약 '엔블로' 확장 분주, 박성수 오리지널 의약품 빈자리 공략
▲ 엔블로와 2제 복합제 엔블로멧을 합산한 엔블로 제품군(사진)은 2023년 5월 출시된 이후 누적 원외처방 100억 원을 넘겼다. <대웅제약>

이는 현재 엔블로가 보유하고 있는 적응증인 2형 당뇨와 경증 신장질환을 지닌 당뇨병 환자 대상으로만 처방한 성과다. 임상에서 당화혈색소 개선을 입증하면 경증과 중등증 신장 질환을 동반한 환자에게 처방이 가능해진다.

SGLT-2 계열 억제제 가운데 베링거인겔하임의 ‘자디앙’과 포시가로부터 적응증을 이어받은 HK이노엔의 '다파엔'도 해당 적응증을 갖추고 있어 엔블로가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이번 임상 결과가 매우 중요하다.

박 사장은 엔블로를 통해 동물의약품 시장 침투도 노린다. 반려동물 건강 상태 보고서에 따르면 당뇨는 개 300마리 중 1마리, 고양이 230마리 중 1마리에서 나타나는 흔한 질병이다.

대웅제약에 따르면 엔블로는 인슐린 결핍에 의한 1형 당뇨견을 대상으로 한 인슐린과 병용요법 임상결과에서 치료 효과와 안전성을 입증했다.   

반려동물은 대부분 체내 인슐린 부족으로 인한 1형 당뇨를 앓고 있어 인슐린으로 치료하고 있다. 아직까지 반려동물을 대상으로 한 경구형치료제는 없는 것으로 파악돼 출시한다면 미충족 수요를 충족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현재 당뇨견 대상 임상3상을 수행하고 있다”며 “올해 허가 신청 후 2025년 초 허가 승인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웅제약이 출시할 반려동물 대상 당뇨병치료제 상표명으로는 2023년 10월 출원한 '엔블로펫', '이나보펫', '슈나보'가 거론된다. 

대웅제약은 장기적으로 심장질환으로도 엔블로 적응증을 확장할 계획을 갖고 있다. 다만 환자 모집단위가 큰 탓에 적응증을 확보하기까지는 시일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김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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