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최순실 게이트’와 관련해 삼성그룹에 대한 수사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롯데그룹, SK그룹에 이어 삼성그룹으로 검찰수사가 확대된 것이다.
삼성그룹은 미르와 K스포츠재단에 돈을 낸데다 최순실씨 딸 정유라씨를 별도 지원한 의혹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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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상진 삼성전자 사장. |
검찰 특별수사본부는 3일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김모 전무를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했다. 김 전무는 재단 지원의 실무를 담당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김 전무를 상대로 재단기금을 모으는 과정과 안종범 전 청와대 비서관의 압력 여부 등을 조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그룹은 삼성전자 60억 원, 삼성생명 55억 원, 삼성화재 54억 원, 삼성물산 15억 원, 에스원 10억 원, 제일기획 10억 원 등 두 재단에 출연한 53개 기업 가운데 출연금 규모가 가장 크다.
삼성그룹은 재단 출연금 외에도 최씨의 딸 정유라씨의 승마 전지훈련비 등 명목으로 최씨 소유의 독일 회사 ‘코레스포츠’(비덱스포츠의 전신)에 35억 원을 지원했다는 의혹도 제기된 상태다.
검찰은 2일 박재홍 전 한국마사회 승마팀 감독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한 것으로 3일 알려졌다.
삼성그룹은 전경련 회원사로서 두 재단에 지원금을 내놓은 것도 문제지만 대한승마협회사로서 정씨에 대한 특혜성 지원의혹으로 더욱 곤혹스러운 상황에 놓여 있다.
재단 출연자금의 경우 현재 안 전 수석에게 적용된 직권남용 혐의인 점을 감안할 때 강제적 기부금의 성격으로 규정될 수 있다. 대가성이 있을 경우 뇌물죄 적용도 가능하지만 실제 입증하기 어려울 것이란 의견이 법조계의 중론이다.
그러나 정씨에 대한 자금지원은 성격이 다르다. 대한승마협회사라는 점을 고려해도 최씨 모녀에게 직접 자금이 흘러간 점은 석연치 않다.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는 3일 국회 상무위에서 "우리 사회의 가장 큰 경제 권력인 삼성이 비선실세인 최순실 씨를 통해 박 대통령을 관리해 온 것"이라고 '삼성-최순실-박 대통령' 사이 연계 의혹을 주장했다.
삼성그룹은 이재용 부회장이 경영전면에 나서면서 ‘실용주의’를 앞세워 스포츠 후원을 줄이거나 중단하는 등 스포츠사업 지원을 축소해왔다. 하지만 최순실 게이트로 드러난 일련의 사실들은 이런 기조와 정면으로 배치되는 행보이기도 하다.
박상진 삼성전자 사장은 대한승마협회 회장에 지난해 당선됐다. 삼성전자가 2020년 도쿄올림픽 때까지 정씨가 출전하는 마장마술에 186억 원을 지원하기로 약속했다는 내용을 담은 대한승마협회 공식문건도 공개됐다.
검찰은 코레스포츠가 은행계좌 1곳이 아니라 여러 은행의 계좌를 통해 돈을 받은 점에 주목해 자금흐름의 성격을 규명하는 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삼성그룹 계열사의 자금흐름을 살펴보고 있다.
독일 검찰도 최씨가 머물렀던 독일 헤센주 슈미텐 지역의 법인의 자금세탁 혐의를 수사하고 있으며 조사대상에는 한국인 3명도 포함됐다고 밝혔다.
법조계 관계자는 “검찰이 사안의 중대성이나 국민적 관심을 의식해 돈을 낸 기업 전부를 수상대상에 오르겠다고 벼르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성과를 내기 어려울 수 있다”며 “결국 특정기업을 본보기 삼아 강도높은 수사를 진행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