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네덜란드 정부가 미국의 요구를 받아들여 ASML의 대중국 사업을 제한하는 새 규제 조치를 추진한다. 중국 SMIC 반도체 공장 내부. |
[비즈니스포스트] 네덜란드 정부가 반도체 장비 기업 ASML의 중국 사업에 추가 규제를 검토하고 있다. 기존에 수출한 제품의 수리 등 사후 관리를 금지하는 내용이다.
미국 정부가 네덜란드와 일본 등 동맹국에 대중국 반도체 제재 강화를 요구한 데 적극 화답하는 조치로 풀이된다.
30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네덜란드 정부가 올해 말 만료되는 ASML의 중국 사업 라이선스 일부를 연장하지 않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런 계획이 확정되면 ASML이 중국 고객사에 판매한 반도체 장비의 부품 공급이나 사후 관리를 지속할 수 없게 된다. 사실상 사업 제한 규제를 도입하는 셈이다.
블룸버그는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반도체 생산 공정에 핵심인 DUV(심자외선) 노광장비가 대상에 포함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네덜란드 정부는 지난해부터 미국의 대중국 규제 강화 요구에 맞춰 ASML의 반도체 장비 수출을 제한하고 있다. 중국 반도체 산업 성장을 저해하기 위한 목적이다.
이에 더해 기존에 공급한 장비의 사후 관리마저 진행할 수 없게 된다면 중국 기업들이 중장기 시설 투자는 물론 반도체 생산에도 큰 타격을 피하기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네덜란드 정부는 당초 ASML의 장비 사후 관리를 규제해야 한다는 미국 정부 요구에 부정적 태도를 보였다. ASML 실적에 받을 타격을 우려한 것이다.
그러나 딕 스호프 네덜란드 총리가 7월 취임한 뒤에는 분위기가 빠르게 바뀌고 있다.
블룸버그는 중국 화웨이와 파운드리 업체 SMIC가 네덜란드 정부의 조치에 가장 큰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들은 인공지능(AI) 반도체와 스마트폰용 프로세서 등 분야에서 빠른 기술 발전을 이뤄내며 중국의 반도체 자급체제 구축에 기여하고 있었다.
블룸버그는 “중국 기업들이 고장난 반도체 장비를 수리하지 못 하게 된다면 생산량을 줄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사업에 큰 차질이 불가피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