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계가 잇따른 성추행 파문으로 흔들리고 있다.
갑을관계가 보편화된 문화예술계의 뿌리깊은 문제라는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국작가회의는 “최근 문단 내 성추행 사태를 심각히 우려한다”는 내용의 입장표명문을 발표하기 위해 논의 중인 것으로 24일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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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부터)박진성 시인, 박범신 소설가, 함영준 큐레이터. |
최근 국내 문학계는 유명작가들이 성추행 의혹에 연루되며 위상이 추락하고 있다.
시집 ‘식물의 밤’을 낸 박진성 시인이 성추행과 성폭행 의혹에 휘말리며 활동중단을 선언했고 ‘은교’와 ‘고산자’ 등을 집필한 박범신 작가의 성추행 여부를 놓고도 갑론을박이 진행되고 있다.
김현 시인 등은 9월 계간지 ‘21세기 문학’에 “문단 내 성폭력이 만연해있다”는 내용의 글을 싣기도 했다.
김 시인은 “남녀 기성문인, 습작생과 기성문인 등 다양한 형태로 성폭력 또는 성희롱이 있다”며 “피해 사실을 발설했을 경우 뒤따를 2차 피해에 대한 두려움으로 폭력을 당했더라도 털어놓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정 문인들 만의 문제는 아닌 것 같다”고도 덧붙였다.
미술계에서도 최근 함영준 일민미술관 큐레이터의 성추행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그는 성추행 의혹이 확산되자 “미술계 내에서의 지위와 권력을 엄밀히 인식하지 못하고 특히 여성 작가를 만날 때 부주의했음을 인정한다”며 모든 활동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 피해를 당한 여성들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특정인을 고발하면 비슷한 경험을 지닌 피해자들이 이에 동조하면서 논란이 빠르게 부각되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승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