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일(현지시각)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워싱턴 D.C. 비상대응센터를 방문해 폭염 대책 강화를 지시하고 있다. <연합뉴스> |
[비즈니스포스트] 미국 정부가 여름을 앞두고 폭염 대책 강화에 나선다.
2일(현지시각) 뉴욕타임스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워싱턴 D.C. 비상대응센터(EOC)에서 이상고온 대책 강화를 지시하면서 "기후변화를 부정하는 것은 굉장히 멍청한 짓"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공화당원들을 향해 "어떻게 기후변화를 부정할 수 있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어디 아무도 모르는 곳에서 저들끼리만 살고 있는 모양"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기후변화를 외면하는 것은 무책임하고 위험한 일"이라며 "올해 기온은 이미 지난해 여름 수준을 넘어서 더 오르고 있으며 노동자들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가 강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극심한 폭염을 겪었던 미국 국내에서는 심각한 온열질환 환자가 2300명 나온 것으로 집계됐다. 뉴욕타임스는 온열질환이 다른 질병을 악화시킨다는 점을 감안하면 실제 환자 수는 이보다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바이든 대통령 지시에 미국 산업안전보건청은 신규 노동 규제를 내놨다. 이제 미국 국내 고용주들은 27도가 넘는 상황에서 작업하는 노동자들이 충분히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공간과 물을 의무적으로 제공해야 하며 안전준칙을 수립해야 한다.
연방정부는 고용주들이 이를 제대로 이행하는지 감독할 수 있다.
그 외에도 바이든 대통령은 기후 재해에 대응해 지역 커뮤니티 회복력 구축을 위한 인프라 관련 법을 제정하고 10억 달러(약 1조3895억 원)를 지원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바이든 대통령 발표에 미국 노동계에서는 긍정적 반응을 내놨다.
리즈 슐러 '미국 노동연맹 산별 조직회의(A.F.L-C.I.O.)' 회장은 공식성명을 통해 "고온과 관련된 노동자 보호 조치가 빠르게 마련돼야 한다"며 "미국 의회는 바이든 대통령이 말한 보호 조치들이 법에 반영될 수 있도록 신속한 행동을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기업 진영에서는 대체로 부정적 반응을 보였다.
마크 프리드만 미국상공회의소 부사장은 뉴욕타임스를 통해 "고온 현상이 노동자별로 느끼는 수준이 다르기 때문에 이것이 위험이 되는 상황은 고용주 입장에서 판단하기 굉장히 어렵다"며 "이번 규제는 전국의 고용주들에게 부담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비판했다. 손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