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뱅크는 이날 투자자의 휴대전화 번호로 가상계좌를 생성해 토큰증권 청약을 할 수 있게 하는 '010가상계좌 서비스'를 시행한다고 발표했다.
케이뱅크는 이번 토큰증권 가상계좌 서비스를 시작으로 토큰증권발행(STO)에 관한 서비스도 확장할 계획을 세웠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이번 가상계좌는 국내 1호 토큰증권 투자계약 금융서비스로 의미가 있다”며 “더 많은 고객 모집과 수수료 수익, 인지도 강화 등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금융업계에서는 케이뱅크의 이번 토큰증권 산업 진출이 서 행장이 추진해 온 연계를 통한 금융플랫폼 강화 전략의 일환으로 바라본다.
케이뱅크는 그동안 금융·비금융 여러 업계와 함께 협업하며 인지도 상승, 실적 개선, 플랫폼 강화를 동시에 추진해 왔다.
케이뱅크는 지난해 2월 당근마켓과 계좌 연결 협약을, 7월에는 현대백화점면세점과 협업한 예금 상품을 출시했다. 8월에는 삼성카드와 협업한 케이뱅크 삼성 ID 카드를 출시했고 9월에는 삼성증권과 계좌 연결 협약을 맺었다.
그 밖에도 아이스크림에듀, 번개장터 등과도 자동이체 서비스와 계좌연결 협약을 맺는 등 금융과 비금융을 망라한 협업을 이어갔다.
케이뱅크가 가장 크게 성공한 협업 사례로는 2020년 국내 1위 가상화폐 거래소 업비트와 맺은 실명계좌 발급 제휴를 들 수 있다.
케이뱅크는 2020년 6월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 업비트와 실명계좌를 통한 원화 입출금 서비스 업무제휴를 맺었다. 인터넷은행이 가상화폐 거래소와 첫 번째로 맺은 업무제휴였다.
그 효과로 케이뱅크는 2년 동안 약 600만 명의 고객 수 증가를 기록했다.
▲ 최우형 케이뱅크 행장 최종후보자가 2024년 추진할 최우선 과제는 기업공개일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은 최우형 케이뱅크 행장 최종후보자.
현재 케이뱅크 고객 수가 약 916만 명인 것을 고려하면 약 66%에 달하는 고객이 업비트를 통해 모집된 셈이다.
금융업계에서는 케이뱅크가 협업에 힘쓰는 이유로 낮은 인지도와 고객 수를 꼽는다.
케이뱅크의 모기업은 국내 유명 통신회사 KT지만 KT가 케이뱅크와 큰 협업을 진행하진 않고 있다.
반면 카카오뱅크는 모기업 카카오가 5천만 명의 고객 수를 확보한 것을 잠재 고객으로 삼아 금융서비스 연계 등을 진행하며 2100만 명의 고객 수를 확보했다.
토스뱅크도 모기업 토스가 2천만 명이 넘는 고객 수를 기록하고 있어 이를 바탕으로 약 860만 명의 고객을 모집했다.
이에 케이뱅크는 협업을 통해 다른 인터넷은행이 진출하지 않은 분야에 일찍 뛰어들어 고객을 선점하는 전략을 이어왔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에 따르면 국내 토큰증권 시장은 2024년 약 34조 원 규모로 출발해 2030년에는 약 367조 원 규모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 씨티은행은 전 세계 토큰증권 시장 규모가 2030년 약 4조에서 5조 달러(약 5220~6530조 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분석했다.
카카오뱅크와 토스뱅크는 아직 토큰증권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하지 않았다.
케이뱅크가 먼저 거대 시장 진출을 선점한 만큼 업비트 버금가는 큰 고객 모집 효과를 노려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서 행장은 이번 토큰증권 시장 진출을 마지막으로 12월31일로 예정된 임기를 마칠 것으로 여겨진다.
케이뱅크 첫 KT 외부출신 행장으로 선임돼 순이익 흑자전환을 이끌며 실적 개선과 플랫폼 강화에 공을 세웠다.
내년부터 케이뱅크를 이끌어갈 최우형 행장 후보자의 미션인 기업공개(IPO) 흥행에도 이번 서 행장의 토큰증권 사업 진출을 통한 금융플랫폼 강화가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조윤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