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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철 한전 재무위기 타개에 자회사 총동원, 유가 약세에 위기극복 희망 커져

이상호 기자 sangho@businesspost.co.kr 2023-12-12 15:5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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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김동철 한국전력공사 사장이 자회사까지 동원한 총력전으로 재무 위기에 대응하고 있다.

다행히 올해 4분기 국제유가 흐름은 한전에 우호적이다. 김 사장이 이번 고비만 잘 넘긴다면 한숨을 돌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32530'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김동철</a> 한전 재무위기 타개에 자회사 총동원, 유가 약세에 위기극복 희망 커져
김동철 한국전력공사 사장이 재무 위기를 넘기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12일 전력업계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한전의 발전자회사들은 올해 연말까지 중간배당 결의를 위한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한전의 발전자회사들은 이전까지 중간배당을 실시한 적이 없으며 정관에도 중간배당을 규정하고 있지 않았다. 따라서 중간배당을 실시하려면 이사회에서 정관을 개정해 중간배당의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

한국서부발전과 한국중부발전은 13일에 한국남동발전과 한국남부발전은 14일에 각각 이사회를 열고 중간배당을 위한 정관 개정을 의결하기로 했다. 한국수력원자력과 한국동서발전은 11일에 이사회를 열고 정관 개정 안건을 처리했다.

한전이 발전자회사로부터 긴급하게 중간배당을 받으려는 이유는 내년에 한전채 발행이 막히는 상황을 피하기 위해서다.

한국전력공사법에 따르면 한전이 한전채를 발행할 수 있는 한도는 ‘자본금과 적립금 합의 5배’다. 기존에는 자본금과 적립금 합의 2배였으나 한전의 재정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해 12월 법 개정으로 상향 조정됐다.

하지만 상향된 한도에도 불구하고 올해 실적을 고려하면 한전이 발행한 한전채 규모는 내년에 한도를 넘어설 가능성이 크다.

한전이 올해 6조 원 가량 영업손실을 낼 것으로 가정하면 한전의 올해 말 자본금과 적립금 합은 14조9천억 원 수준이 될 것으로 추정된다.

이를 기준으로 계산하면 내년 한전채 발행 한도는 74조5천억 원 가량이 되지만 올해 10월 말 기준 한전채 발행 규모는 이미 79조6천억 원에 이르렀다.

한전 발전자회사가 올해 안에 중간배당을 결정하면 한전은 중간배당 금액의 5배만큼 내년 한전채 발행에 여유가 생긴다.

한전은 발전자회사들에 실제 중간배당금 지급은 내년에 하더라도 중간배당 관련 회계처리는 올해 안으로 마무리하라고 요구한 것으로 전해진다.

한전은 한수원에 2조 원, 나머지 발전자회사에 각 4천억 원씩 모두 4조 원 규모의 중간배당을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전이 실제 4조 원의 중간배당을 받으면 한전채 발행 한도는 20조 원 늘어난다.

중간배당 결정과 관련해 배임죄가 문제 될 가능성 때문에 한전 발전자회사의 이사들 가운데 일부 반발 기류가 있고 이후 실제 배당금을 결정하는 과정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은 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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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시내 한 다세대주택에 설치된 전기계량기의 모습. <연합뉴스>

다만 김 사장으로서는 이번에 한전채 발행 한도의 숨통만 틔우면 한전 경영에서 한숨은 돌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전은 지속된 전기요금 인상과 전력도매가격 하락 등에 힘입어 올해 3분기에 1조9966억 원 영업이익을 냈다. 10개 분기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한 것이다.

한전의 4분기 실적을 놓고는 10월께만 하더라도 전망이 엇갈렸으나 12월에 들어선 현재는 흑자가 유력하다는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전력도매가격이 4분기에 3분기 대비 10%가량 하락하는 등 한전의 수익성을 둘러싼 상황이 긍정적으로 흘러가고 있기 때문이다.

이민재 NH투자증권 연구원은 4일 “전기요금과 전력도매가격(SMP)의 차이가 전기요금 인상, 천연가스 수급 안정화 등으로 확대되고 있다”며 “한전의 올해 4분기 실적을 향한 시장전망치는 본격적 실적 시즌인 내년 1월 이후에는 상향 조정될 가능성이 크다”고 바라봤다.

최근 하락세를 보이는 국제유가의 흐름이 한동안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도 김 사장의 경영 부담을 줄여주는 요인이다. 국제유가의 흐름은 시차를 두고 전력도매가격에 영향을 준다.

국제유가는 두바이유 기준으로 9월27일에 배럴당 94.99달러까지 오른뒤 하락 흐름을 이어가 12월7일에는 배럴당 75.27달러 수준까지 떨어졌다. 11일에도 배럴당 76.77달러로 비교적 하향 안정화된 상황이 유지되고 있다.

게다가 한동안 국제유가가 크게 오르기 어렵다는 전망에 무게가 실리는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미국과 사우디아라비아 사이 경쟁으로 국제유가가 크게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7일 “OPEC+(석유수출국기구와 그외 산유국 협의체)의 감산에도 국제유가 하락세가 이어지는 상황이고 사우디아라비아의 감산 규모만큼을 미국의 원유 생산이 채우고 있다”며 “내년에 사우디아라비아가 증산을 통한 점유율 확대로 미국 등과 치킨게임을 벌일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고 그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내다봤다. 이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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