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준 기자 hjkim@businesspost.co.kr2023-09-21 14:5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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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배진교 정의당 원내대표가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의 정쟁 때문에 대한민국의 민주주의가 무너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배진교 원내대표는 21일 국회 본회의에서 열린 비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우리는 정치의 실종을 넘어 정치 멸종의 시대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 배진교 정의당 원내대표가 9월21일 국회 본회의에서 비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배 원내대표는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황폐화 시킨 여야의 책임을 물었다.
그는 “제1 야당 대표의 단식이 20일을 넘겼는데 정치는 여전히 없다”며 “자제 않는 야당이나 관용 없는 여당이나 어느 쪽이 더 낫다고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저열하다”고 비판했다.
다만 국정의 책임자가 정부와 여당인 만큼 윤석열 정부를 향한 비판의 강도가 더 높았다.
배 원내대표는 “윤석열 정부는 민주정치의 근본인 삼권분립을 무너뜨리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도 내각과 집권 여당은 제 목소릴 내기는커녕 충성경쟁, 공천경쟁에 여념이 없다”고 지적했다.
배 원내대표는 여야의 병립형 선거제도 회귀 시도를 선거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행위라고 바라봤다.
그는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는 승자독식의 병립형 선거제를 보완하기 위해 정의당이 뼈를 깎는 노력 끝에 얻어낸 소중한 희망”이라며 “완벽하진 않지만 병립형보다는 훨씬 민주적”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한국 정치를 더 많은 민주주의로 확대하라는 국민의 열망에 원내 제1당과 집권 여당은 무거운 책임을 다해 응답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배 원내대표는 윤석열 정부의 기후정책은 미래를 대비하지 못한다고 비판하며 국회 기후위기특별위원회를 상설화할 것을 제안했다.
그는 “핵폐기물 없는 핵 발전은 없기 때문에 청정한 핵 발전이라는 말도 있을 수 없다”며 “윤석열 정부는 미래 없는 원전 르네상스 정책을 당장 중단하고 재생에너지와 산업전환을 국정 최우선 과제로 삼아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석열 정부의 경제정책도 비판의 대상이 됐다.
배 원내대표는 “대통령실은 아직도 '상저하고'를 주문처럼 외우면서 마치 10월이 되면 나아질 것처럼 말하고 있지만 전제조건이었던 중국 경기 회복의 기대감이 무너지면서 우리 경제는 L자형 장기침체를 향해 직진하고 있다”며 “장기적 안목으로 위기를 대비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배 원내대표는 내년 정부 예산안과 관련해 재정·미래·지방을 위한 예산이 부족하다는 점을 지적하며 구체적 예산 정책 개선 방안을 제시했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향후 5년 동안 100조 원의 '민생회복기금' 조성, 국가재정운용협의체 가동 등이다.
이와 함께 배 원내대표는 윤석열 정부의 편향적 시각을 비판하며 북한·중국·러시아를 절대악으로 바라보는 ‘힘에 의한 안보’ 정책 폐기와 함께 혐오와 차별의 정당화를 그만두고 일상의 안전을 회복할 것 등을 주장했다.
배 원내대표는 “공동체 안전과 지속가능성을 담보하기 위한 우리의 대안은 더 많은 민주주의, 더 많은 평등, 더 많은 다양성”이라며 “정의당은 공존의 미래를 위해 당당히 싸우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시민과 시민을 연결하는 정치, 불평등과 갈등을 해결하는 정치, 민주주의와 평등을 확대하고 다양성을 확장하는 정치를 향해 정의당은 국민과 함께 당당히 나아가겠다”며 “끝내 이기는 것은 더 많은 민주주의”라고 강조했다. 김홍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