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임주현 한미사이언스 전략기획실장 사장이 내부 정비를 마치고 ‘글로벌 한미’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세대교체를 통해 인적 쇄신을 마무리한 만큼 올해 미국과 유럽 중심으로 글로벌 성과를 내는 데 힘쓸 것으로 예상된다.
▲ 5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임주현 한미사이언스 전략기획실장 사장(사진)이 내부 정비를 마치고 본격적으로 해외 공략을 가속화할 것이라는 시선이 나온다.
5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임 사장이 한미약품그룹 전략기획실장으로 부임한 이후 세대교체를 통해 조직 정비 작업의 굵직한 개편을 마무리했다는 시선이 나온다.
임 사장은 2020년 별세한 한미그룹 창업주 임성기 회장과 송영숙 회장의 딸로 2007년 입사한 이후 글로벌 전략을 총괄 기획하며 그룹사 인적자원 개발 부문에서 경험을 쌓아왔다.
올해 7월에는 한미사이언스가 그룹 차원의 전략 수립 등을 담당하는 전략기획실장을 맡아 해외 공략을 가속화하는 역할을 맡은 것으로 보인다.
임 사장이 전략실장을 맡은 이후 삼성전자 중국 총괄 부사장 출신의 배경태 한미사이언스 부회장이 7월 자진 사임한 데 이어 서귀현 한미약품 R&D센터장도 8월 퇴임했다.
서 센터장은 25년 동안 한미약품에서 합성신약 전문가로 활동해왔다.
한미약품그룹이 올해 창립 50주년을 맞아 내세웠던 글로벌 ‘바이오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세대교체를 단행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서 센터장이 퇴임한 이후 한미약품 R&D 센터장에 바이오신약 부문 출신인 최인영 상무를 새 센터장으로 임명했다는 점에 비춰보면 임 사장이 바이오기업에 방점을 찍은 모습이다.
최 상무는 그동안 한미 바이오신약의 핵심 플랫폼 기술 '랩스커버리'를 적용한 다양한 바이오신약 개발을 이끈 인물로 한미약품이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삼고 있는 세포유전자치료제, mRNA 등 분야에서도 고도의 전문성을 보유한 것으로 평가 받는다.
임 사장으로서는 내부 조직 정비를 마친 만큼 해외 공략에 더욱 매달릴 것으로 보인다.
현재 한미약품은 차세대 면역항암제 물질인 ‘BH3120’(PD-L1/4-1BB BsAb)'와 기존 당뇨병 치료제를 비만 치료제로 사용하기 위해 에페글레나타이드의 국내 3상 임상을 추진하고 있다.
차세대 면역항암제 물질은 올해 5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이 후보물질에 대한 임상시험 계획 신청(IND)의 승인을 받은 바 있다.
BH3120은 하나의 항체가 서로 다른 2개 표적에 동시 결합하는 이중항체 플랫폼 기술 펜탐바디를 적용한 신약 후보물질로 북경한미약품과 공동으로 개발했다.
BH3120은 PD-L1과 4-1BB 각각에 대한 결합 특성을 다르게 디자인한 면역글로불린 G(IgG) 형태의 이중항체로, 다양한 연구를 바탕으로 디자인된 결합력 차이가 유효성 및 안전성의 차별화를 유도한다.
비만 치료제 역시 임상3상에 대한 기대감이 높은 상태다.
한미약품이 임상3상을 계획하고 있는 비만 치료제는 첫 국산 GLP-1 계열 비만약으로 '한국형 비만약'으로 개발한 이후 서구권보다 비만도가 심하지 않은 중국이나 일본 등에 수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 한미약품 본사 전경.
이미 연구개발 투자비를 늘리면서 자체 개발 신약 라인업을 늘리기 위한 준비도 하고 있다.
한미약품은 올해 상반기 연구개발비 912억 원을 투자했다. 이는 같은 기간 매출의 12.9% 수준으로 국내 제약업계에서도 손꼽히는 투자 규모다.
이뿐 아니라 지난해 연간 연구개발비로 1779억 원을 투입했는데 올해 상반기 연구개발비가 이미 지난해 절반을 넘어섰다.
더구나 올해 그동안의 해외 진출 성과도 나오고 있다.
대표적으로 미국에서 출시한 신약 롤베돈의 매출이 순항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롤베돈은 2022년 9월 미국 식품의약국(FDA) 최종 허가를 받은 호중구감소증 치료제로 같은 해 10월부터 파트너사인 스펙트럼이 미국에서 판매하고 있다. 호중구감소증은 체내 호중구 수치가 감소해 면역력이 떨어지는 증상으로 통상 암 환자가 항암제를 치료를 받을 때 나타난다.
특히 롤베돈은 한미약품의 첫 글로벌 신약이자 한국에서 미국으로 진출한 첫 바이오신약이다.
이미 올해 1분기 매출 200억 원을 돌파하면서 미국에 안착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미약품의 파트너사인 스펙트럼에 따르면 2023년 1분기 롤베돈은 미국에서 1560만 달러(약 206억 원)의 매출을 거뒀다.
직전 분기이자 지난해 10월 출시한 이후 같은 해 12월까지 3개월 동안 매출 1011만4천 달러와 비교해도 롤베돈 매출은 54%나 늘어났다.
이뿐 아니라 올해 1분기 계열사인 북경한미약품 매출은 1110억 원을 거둬 창사한 이후 처음으로 분기 매출 1천억 원을 넘어섰다.
한미약품그룹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1973년 창립후 50년을 맞은 한미그룹은 앞으로 100년을 이어갈 미래 비즈니스를 준비하고 있다”며 “글로벌 혁신신약 개발 뿐 아니라 헬스케어 시장을 선도할 다양한 영역에서 한미의 ‘R&D 정신’을 더욱 공고히 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