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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연금자산 굴리는 시대 온다, 증권사 '로보어드바이저' 기업과 협력 분주

정희경 기자 huiky@businesspost.co.kr 2023-08-11 16: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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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국내 증권사들이 인공지능(AI)기술을 활용해 자동투자를 하는 로보어드바이저 기업들에게 잇따라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로보어드바이저를 통해 퇴직연금을 직접 운용할 수 있는 길이 열릴 것으로 전망되면서 증권사들이 선진기술을 보유한 스타트업과 협업을 통해 적극 대응에 나서는 것이다.
 
AI가 연금자산 굴리는 시대 온다, 증권사 '로보어드바이저' 기업과 협력 분주
▲ 로봇이 사람을 대신해 퇴직연금을 일임 받아 운용할 수 있는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

1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로보어드바이저업체들과 퇴직연금 운용 관련 업무 협약을 맺는 국내 증권사들이 늘어나고 있다. 

로보어드바이저는 '로봇(Robot)'과 '자산관리사(Advisor)'의 합성어로 로봇이 AI에 기반해 최적화한 투자 포트폴리오를 구성해주는 금융 자문 서비스를 의미한다. 

로보어드바이저 전문기업 '콴텍'은 이날 하나증권과 'PB(Private Banker) 플랫폼' 구축에 대한 계약을 맺었다.

하나증권은 AI기술을 활용해 고객에게 개인화한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며 향후 퇴직연금분야로도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을 세웠다. 

콴텍은 8일에는 신한투자증권과 퇴직연금 비대면 로보어드바이저 투자일임 업무협약을 맺었다.

콴텍의 AI기술을 활용해 신한투자증권 고객을 상대로 퇴직연금 일임형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를 개발하는 내용이다.

콴텍은 7월 말에는 NH투자증권과 퇴직연금 일임형 로드어드바이저 서비스 업무협약도 체결했다. 

콴텍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주요 증권사들과 업무 제휴 논의를 계속 이어가고 있다"며 "앞으로 새롭게 열릴 비대면 로보어드바이저 투자일임 퇴직연금시장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콴텍 외에도 디셈버, 파운트, 퀀팃 등 다른 로보어드바이저 전문 핀테크업체들도 국내 주요 증권사와 논의를 진행하며 협업 가능성을 모색하고 있다. 

증권사와 로보어드바이저 기업의 협업은 이전부터 꾸준히 진행됐다. AI를 활용해 주식투자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거나 포트폴리오를 추천하는 등 고객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협업이 이어진 것이다. 

다만 최근에는 퇴직연금 일임형 서비스 도입을 두고 협력관계가 강화하고 있는 점이 차별점으로 꼽힌다.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는 크게 '투자 자문형'과 투자 일임형'으로 나뉜다.

투자 자문형은 로봇이 고객의 성향을 파악해 맞춤형 투자 상품을 추천하는 형태다. 지난해 1월 삼성증권이 퇴직연금 상품을 추천하는 '연금S톡'을 선보이는 등 이미 투자 자문에 로보어드바이저 기술을 적용하고 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로봇이 실제 투자까지 실행하는 서비스가 투자 일임형이다. 로봇이 직접 고객의 퇴직연금을 운용해 투자상품 매수, 매도, 리밸런싱(자산비중 재조정) 등을 실행할 수 있다. 

퇴직연금 투자 일임에 대한 증권사들의 건의는 꾸준히 있었으나 사실상 일임 형태의 운용은 그동안 허가되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분위기가 바뀌었다.

기획재정부가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에 퇴직연금 적립금을 일임 운용할 수 있게 한다는 계획을 발표했기 때문이다.
 
AI가 연금자산 굴리는 시대 온다, 증권사 '로보어드바이저' 기업과 협력 분주
▲ 추경호 부총리는 8일 인공지능 전문가 간담회를 열고 인공지능 관련 지원을 약속하기도 했다. <연합뉴스>

7월21일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서비스산업의 디지털 전략'을 발표하면서 퇴직연금에 대한 로보어드바이저의 투자일임 서비스를 규제 샌드박스(시장에 우선 출시해 시험, 검증하는 것) 형태로 추진하기로 했다.

업계에서는 이달 안으로 관련 규제 샌드박스 가이드라인이 나올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에 퇴직연금 일임 운용에 대해 수요가 있던 증권사들이 규제 샌드박스 실증특례(새로운 서비스 검증)에 앞서 로보어드바이저 기업들과 협력하면서 발빠르게 대응하고 있는 것이다. 

로보어드바이저 업계는 수익률과 개인에게 맞춤화한 상품운용을 무기로 340조 규모 퇴직연금 시장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준비를 하고 있다. 

로보어드바이저 퇴직연금 운용은 소액을 대상으로도 개인에 성향에 맞춘 맞춤운용을 할 수 있다는 게 장점으로 꼽힌다. 보통 프라이빗뱅커(PB)를 통한 자산운용이 수억 원이 넘는 고객을 중심으로 이뤄졌다면 로보어드바이저를 통해서는 보다 낮은 수수료로 맞춤 운용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퇴직연금이 수십 년 동안 운용되는 대표적 '초장기 자산'이라는 점도 증권사와 로보어드바이저업체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요인으로 평가된다.

콴텍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로보어드바이저는 장기로 갈수록 장점이 드러나는 상품인 만큼 퇴직연금시장에서 장점이 극대화할 수 있다"며 "증시 하락이 예상될 때에는 심리적, 주관적 요인을 배제해 주식의 현금화를 빠르게 진행하는 등 시장 불확실성에 대응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희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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