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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3월25일 서울 문정동 래미안 갤러리에 마련된 래미안블레스티지 모델하우스에 청약객들이 몰려 모델하우스를 둘러보고 있다. 개포지구 재건축사업의 첫 분양단지인 래미안블레스티지는 서울 강남구 개포동 개포주공 2단지를 재건축한 것이다. <뉴시스> |
서울 강남의 개포주공3단지 재건축 고분양가 논란이 일단락됐다.
주택도시보증공사가 ‘불승인 카드’를 꺼내들자 재건축 조합이 분양가 인하를 결정했다.
정부의 갑작스러운 규제가 시장의 혼란을 가중시켰다는 말이 나오기도 하는데 분양가가 낮아진 만큼 청약 시장 열기가 더 뜨거워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9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개포주공3단지 재건축 물량인 현대건설의 ‘디에이치 아너힐즈’의 분양가는 3.3㎡당 4137만 원에 책정됐다. 한달여 사이에 평균 분양가 기준으로 3.3㎡당 320만 원, 전용면적 84㎡ 기준 약 1억1천만 원이 낮아졌다.
당초 재건축조합은 평균 분양가로 3.3㎡당 4457만 원을 책정했지만 주택도시보증공사가 ‘고분양가로 향후 사업리스크가 커질 수 있다’는 이유로 몇 차례 보증 발급을 반려하자 조합 쪽이 백기를 들었다.
디에이치 아너힐즈는 19일 강남구 도곡동 힐스테이 갤러리에 모델하우스를 다시 열고 24일 1순위 청약 접수를 받는다. 디에이치 아너힐즈는 총 1320가구 가운데 69가구를 일반분양한다.
분양가가 낮아진 만큼 청약 시장이 더 달아오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일반분양 세대수가 적어 역대 최고 청약 경쟁률을 기록할 것이라는 말도 나온다.
현대건설은 중도금에 대해 별도의 대출보증을 시행하지 않기로 했다. 당초 조합과 현대건설은 회사 신용 등을 활용해 대출보증을 시행하는 방안도 검토했지만 분양가격 인하로 청약경쟁 과열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대출보증 없이 분양을 진행하기로 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중도금 대출에 대해 보증을 시행할 경우 단기 차익을 노린 투자자들이 몰려 정작 실수요자들은 더 높은 가격에 입주하게 되는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개포주공3단지가 고분양가로 논란을 빚었지만 ‘디에이치’라는 브랜드를 널리 알렸다는 점은 현대건설 내부에서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기사가 많이 나오면서 이미 ‘디에이치’가 많이 알려졌기 때문에 굳이 분양광고를 대대적으로 할 계획은 없다”며 “일부 논란은 있었지만 노이즈 마케팅이 된 것 같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이번 분양가 규제에 대해 단기적인 처방은 가능하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역효과가 날 수도 있다고 파악한다. 정부가 인근 단지 분양가의 110% 이내를 분양가를 정하라는 가이드라인을 준 만큼 이를 악용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한 분양대행사 관계자는 “건설사들이 분양할 때마다 그 지역 최고 분양가보다 10% 높은 분양가를 계속 책정하면 분양가가 더 높아질 수 있다”며 “가격이 인하된 만큼 가격 상승 모멘텀이 커지면서 투기 수요가 더욱 몰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
부동산업계에서는 디에이치 아너힐즈의 분양성적에 따라 하반기 강남 재건축시장의 분위기가 결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하반기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에서 분양하는 재건축 아파트는 총 5개 단지(총 3439가구)로 모두 9월에 일반 분양일정이 잡혀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재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