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미국 국방부가 한국을 비롯한 동맹국을 도청했다는 정황이 담긴 문서를 유출한 용의자가 메신저의 단체 채팅방을 이용해 불특정 다수에 이를 전달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워싱턴포스트는 13일 관계자의 제보를 인용해 미국 국방부 기밀문서를 외부에 공개한 당사자가 메신저에서 ‘OG’라는 네임을 사용하는 한 이용자로 추정된다고 보도했다.
▲ 미국 국방부 기밀문건을 유출한 용의자가 단체 채팅방에서 이를 유포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국방부 청사 참고용 이미지. |
OG는 2020년부터 메신저 ‘디스코드’에 개설된 채팅방에서 20여 명의 이용자들 사이 이뤄진 대화에 주도적으로 참여해 왔다. 대화의 주제는 주로 총기와 군사, 종교 관련 내용으로 전해졌다.
그는 미국 정부 기밀정보에 접근할 수 있다고 주장하며 이와 관련된 것으로 보이는 문서를 종종 공유해 왔다.
정치권 고위 관계자의 동정, 미군의 전략 등에 관련한 내용이 포함되어 있었다.
단톡방에 참여한 한 이용자는 그가 실수로 문서를 유출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며 무슨 일을 벌이고 있는지 분명히 인식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워싱턴포스트와 인터뷰에 응한 대상자는 OG의 실명과 대략적인 거주지, 직장 등을 알고 있다고 말했지만 자세한 내용을 공개하지는 않았다. 다만 나이는 20대 초중반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아직 외부에 대부분 공개되지 않은 기밀 문서도 워싱턴포스트를 통해 입수됐다. 300장 가량의 사진과 손으로 옮겨 쓴 문서, 대화 녹음 등이 포함된다.
인터뷰 응답자는 OG가 헤드라인에 나올 만한 중요한 뉴스를 보도되기 전부터 미리 알고 있다는 점을 근거로 그가 공개한 내용이 진짜라고 믿게 되었다고 밝혔다.
워싱턴포스트가 입수한 영상에는 OG로 추정되는 인물이 등장하는 장면도 포함된다. 그는 사격장에서 인종차별적 발언을 하며 사격을 하고 있는 모습으로 전해졌다.
OG의 기밀문서 유출은 장기간에 걸쳐 꾸준히 이뤄졌고 내용도 상당히 방대한 수준이다.
인터뷰에 참여한 대상자는 OG가 미국 정부에 적대적 태도를 보이는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고 전했다. 다만 미국 정부가 대중에게 끔찍한 사실을 다수 숨기고 있다고 주장했다고 말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이러한 문서가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업로드된 만큼 러시아를 비롯한 해외 국가의 스파이에 의해 입수되거나 해킹 등을 통해 유출되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OG는 해당 문서가 유출되어 공개된 뉴욕타임스의 보도가 나온 뒤 당황하는 반응을 보이며 잠적한 것으로 전해졌다.
인터뷰 대상자는 아직 이번 사건과 관련해 수사기관의 연락처를 받은 적은 없다며 OG가 ‘베스트 프렌드’기 때문에 그를 도울 준비가 되어 있다고 워싱턴포스트를 통해 말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인터뷰에 참여한 대상이 미성년자기 때문에 보호자의 동의를 받아 대화를 나누었다고 밝혔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