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이 호텔롯데 등 계열사들의 상장을 사실상 포기하면서 최대 10조 원을 확보할 가능성을 날리게 됐다.
미래에셋대우도 대표 상장주간사로 막대한 수수료 수익을 기대했으나 물거품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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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호텔롯데가 코스피 상장을 예정대로 추진했다면 최소 4조 원의 공모액을 확보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호텔롯데는 13일 금융위원회에 상장철회신고서를 냈다.
호텔롯데가 금융감독원에 제출했던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공모가 범위는 1주당 8만5천~11만 원 수준이다. 이 공모가를 전체 주식 수에 대입해 공모 예정금액 범위를 산출하면 4조677억~5조2641억 원에 이른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호텔롯데의 기업공개를 시작으로 롯데정보통신·코리아세븐·롯데리아·롯데건설·롯데로지스틱스·롯데렌탈 등도 상장하기로 했는데 이도 모두 차질을 빚게 됐다.
금융권 관계자는 “롯데그룹은 호텔롯데 외에 다른 비상장계열사의 기업공개를 통해 공모액 약 5조 원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해 왔다”며 “롯데그룹의 비자금 사태로 계열사 상장 자체를 추진하기 힘들어진 점을 감안하면 대규모 자금을 확보할 기회도 사실상 놓친 셈”이라고 말했다.
기업공개를 추진했던 계열사들은 대부분 롯데그룹의 비자금 조성과 횡령에 연관됐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것이 검찰 수사에서 사실로 나타난다면 상장도 장기간 늦어질 수밖에 없다.
거래소는 회계처리기준을 위반한 기업의 경우 상장예비심사 효력을 상실한 날로부터 3년 안에 예비심사를 다시 신청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증권업계 역시 호텔롯데의 상장 포기로 약 480억 원으로 추정되는 수수료 수익을 놓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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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성국 미래에셋대우 사장. |
호텔롯데 상장 대표주간사인 미래에셋대우는 호텔롯데 상장으로 약 100억 원의 수수료 수익을 얻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없던 일’이 됐다.
홍성국 미래에셋대우 사장은 2015년 9월 호텔롯데에서 상장 대표주간사를 선정할 때 프레젠테이션을 직접 진행하는 등 공을 들였지만 수포로 돌아갔다.
다른 대표주간사인 메릴린치와 씨티글로벌마켓증권도 100억 원의 기대 수익을 날리게 됐다. 공동주간사인 미래에셋증권·한국투자증권·골드만삭스·노무라도 헛물을 켜게 됐다.
한국거래소도 호텔롯데 등 롯데그룹 계열사들의 상장 포기로 올해 기업공개 시장에서 역대 최대 규모의 공모액 기록을 경신할 것이라는 기대를 접게 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 호텔롯데가 예정대로 상장되고 삼성바이오로직스 두산밥캣 넷마블게임즈 등도 기업공개를 하게 되면 공모액이 이전의 최대 기록인 2010년 10조908억 원을 넘어설 가능성도 제기됐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