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철 기자 dckim@businesspost.co.kr2022-08-04 09: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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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박민영 국민의힘 대변인의 윤석열 대통령 비판 때문에 당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 전환이 빨라졌을 것이라는 보도에 유감을 나타냈다.
이 대표는 4일 오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눈을 의심하게 하는 증언이다”라며 “박민영 대변인이 대통령에 대해 비판적인 이야기를 했다고 해서 이 상황이 발생했다면 상당한 유감이다”라고 밝혔다.
▲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4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윤석열 대통령의 발언을 비판하는 글을 올렸다.
조선일보는 이날 ‘양상훈 칼럼’에서 박민영 국민의힘 대변인이 윤 대통령의 출근길 발언에 관한 비판 논평을 내놓은 것이 이준석 대표 징계를 포함한 현재 국민의힘 사태가 시작된 원인이라고 추측했다. 박 대변인의 논평에 윤 대통령이 분노했다는 사실을 전해들었다는 것이다.
박 대변인은 이 대표가 추진한 국민의힘 대변인 선발 오디션 ‘나는 국대다’를 통해 대변인에 임명됐으며 ‘친이준석’계 인사로 평가되고 있다.
윤 대통령은 지난 7월5일 출근길 문답에서 장관 인사문제 지적에 “전 정권에 지명된 장관 중에 그렇게 훌륭한 사람 봤어요”라고 말했다.
그러자 박 대변인은 같은 날 자신의 SNS에 “민주당도 그러지 않았느냐는 대답은 민주당처럼 하지말라고 뽑아준 거 아니냐는 국민의 물음에 대한 답변은 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준석 대표의 징계는 이틀 뒤인 7월7일에 이뤄졌다.
이 대표는 자신이 박 대변인의 논평에 개입하지 않았으며 박 대변인은 대선 과정에서 윤 대통령을 도운 ‘공신’이라고 추켜세웠다.
이 대표는 “저는 대표에 취임한 뒤 대변인단이 쓰는 어떤 논평에도 이걸 쓰라는 이야기, 저걸 쓰지 말라는 이야기를 한 적이 없다”며 “박 대변인은 대선이라는 전장에서 논리로 치열하게 상대와 맞붙었던 ‘선무공신’(임진왜란 때 무공을 세운 사람에게 준 칭호)이고 후보 옆에서 심기경호나 하던 ‘호성공신’(임진왜란 때 선조를 의주까지 호송한 공이 있는 사람에게 준 칭호)들과는 비교할 수 없는 사람이다”라고 꼬집었다.
오히려 윤 대통령의 발언에 대응하는 강인선 대통령실 대변인의 태도를 비판했다.
이 대표는 SNS에 “전 정권에 지명된 장관 중에 그렇게 훌륭한 사람 봤어요? 발언은 나와서는 안 되는 발언이었다”며 “발언보다 더 심각한 것은 강인선 대변인이 발언에 대해 언론인들에게 해명하는 모습보다 만면에 미소를 띄우고 대통령을 따라가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박민영 국민의힘 대변인과 강 대변인의 태도를 비교하며 대통령실을 비판했다.
이 대표는 “박민영 대변인은 용기와 책임의식을 갖고 할 일(비판)을 했으며 강인선 대변인은 할 일을 하지 않았다”며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의) 발언이 잘못됐다는 것을 지적할 용기도 일이 발생한 상황에서 이것을 교정하겠다는 책임의식도 없었다”고 일갈했다.
이 대표가 대통령실을 정면으로 비판하고 나서면서 윤 대통령과 이 대표 사이의 갈등이 점점 커지는 모양새다.
국민의힘은 전날 상임전국위원회 및 전국위원회 개최 일정을 발표하며 비대위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는데 일각에서는 이 대표가 가처분 신청 등의 법적대응을 할 것이라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김대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