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세계 최대 반도체 파운드리 업체인 대만 TSMC가 유럽 반도체공장 투자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유럽연합(EU)이 해외 반도체기업의 공장 투자 유치를 적극적으로 추진하면서 인텔 등 반도체기업이 화답해 대규모 투자 계획을 내놓은 것과 상반된다.
대만 연합보에 따르면 류더인 회장은 8일 열린 TSMC 주주총회에서 유럽 반도체공장 투자와 관련한 질문에 “유럽은 고객 수요가 많지 않아 구체적 계획은 없다”라고 말했다.
그는 "TSMC가 해외 공장 설립 여부를 결정하는 데 고객 수요가 가장 중요한 기준이 된다”며 “미국과 일본에 투자해 새 반도체 파운드리 공장을 세우는 것도 고객 수요에 따라 계획했다”라고 덧붙였다.
유럽에서 반도체 고객사들의 수요가 충분히 확인되기 전까지는 구체적으로 투자 계획을 수립하기 어렵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최근 대만 정부와 유럽연합(EU)이 반도체 공급망 협력과 관련해 처음으로 장관급 협의를 진행한 뒤 TSMC가 유럽에 새 반도체공장을 세운다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이탈리아 최대 일간지 코리에레델라세라는 최근 TSMC가 이탈리아 정부와 현지에 100억 유로를 투자해 새로운 반도체 파운드리 공장을 설립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류 회장은 이런 가능성을 사실상 부인한 셈이다.
미국이 최근 일본 및 한국과 반도체 협력 관계를 맺은 것과 관련한 질문도 나왔는데 류 회장은 이를 견제하지 않는다는 태도를 보였다.
그는 “미국-일본-한국과 미국-대만의 협력 체계는 다르다”며 “미국과 대만의 협력 관계는 이전부터 긴밀했기 때문에 대만이 일본과 한국에 대체되는 것은 우려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앞으로 TSMC의 투자를 대부분 대만에 집중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류 회장은 “차량용 반도체 기술 개발에만 지난 몇 년 동안의 연평균 투자금액보다 10배가 더 많이 들 것으로 본다”며 “앞으로 3년 동안 1천억 달러의 거대 자본지출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데 대부분 대만에 투자할 생각이다”라고 덧붙였다. 노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