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태양광 발전설비가 설치된 테슬라 '기가팩토리' 이미지. |
[비즈니스포스트] 테슬라가 미국 텍사스주에 대규모 전기차 및 배터리공장 ‘기가팩토리’ 가동을 곧 시작한다.
공장 가동에 필요한 친환경 에너지를 조달하기 위해 테슬라가 대규모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스템 구축을 추진하는 만큼 배터리 공급사인 삼성SDI와 LG에너지솔루션에 수혜가 돌아올 수 있다.
29일 친환경에너지 전문매체 일렉트렉에 따르면 테슬라는 최근 텍사스주 당국에 대규모 ‘메가팩’ 프로젝트 추진 허가를 받기 위한 서류를 제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테슬라는 이르면 4월 초부터 텍사스주에 새로 설립한 기가팩토리 공장 가동을 시작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텍사스주는 지역 특성상 전력 수급이 불안하기 때문에 공장 가동에 필요한 대체 에너지 수급처를 활용하는 일이 필수적이다.
삼성전자가 텍사스주 오스틴에서 운영하는 반도체 파운드리공장이 지난해 폭설과 한파로 전력 수급에 차질을 빚어 가동을 일시적으로 중단했던 사례가 대표적으로 꼽힌다.
일렉트렉에 따르면 테슬라는 공장 가동에 필요한 일부 전력을 태양광 발전시설 및 에너지저장장치(ESS)로 조달해 전력 수급처를 다변화하는 식으로 문제를 해결하려 하고 있다.
테슬라 공장 옥상에 설치된 대형 패널로 태양열을 받아들여 전력으로 변환한 뒤 이를 대규모 배터리로 이뤄진 자체 ESS ‘메가팩’에 저장하고 공장 가동에 활용하는 방식이다.
일렉트렉은 테슬라의 태양광 발전시설이 53에이커(약 21만 제곱미터)의 부지를 활용하는 만큼 앞으로 추진되는 ESS 구축 프로젝트의 규모도 상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테슬라의 대형 메가팩 프로젝트는 ESS용 배터리 공급사인 삼성SDI와 LG에너지솔루션 등 한국 배터리업체에 수혜로 돌아올 가능성이 충분하다.
현재 테슬라는 중국 기가팩토리에서 생산하는 전기차에만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를 사들여 탑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기가팩토리는 지금까지 일본 파나소닉의 전기차 배터리를 독점적으로 사용해 온 만큼 텍사스 기가팩토리 가동이 한국 배터리업체에 미칠 영향은 거의 없을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테슬라가 텍사스 기가팩토리의 ESS시스템 구축 프로젝트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고 필요한 배터리를 사들이기 시작한다면 삼성SDI와 LG에너지솔루션에 수혜가 집중될 공산이 크다.
▲ 테슬라의 대형 에너지저장장치(ESS) '메가팩' 이미지. |
LG에너지솔루션은 테슬라가 세계 여러 국가에서 판매하는 산업용 메가팩 ESS에 배터리를 공급했고 삼성SDI는 주로 가정용 ‘파워월’ ESS에 쓰이는 배터리를 책임져 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테슬라가 가능한 이른 시일에 텍사스 기가팩토리 전력 수급을 안정화하려 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두 회사 모두 단기간에 대량의 ESS용 배터리 공급 기회를 잡게 될 수 있다.
삼성SDI와 LG에너지솔루션은 모두 테슬라의 ESS사업 초기부터 굳건한 협력 관계를 유지해왔던 만큼 배터리 기술력과 공급 능력 측면에서 높은 신뢰를 얻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ESS용 배터리 공급에서 더 긴밀하게 협력한다면 앞으로 테슬라가 전기차사업을 공격적으로 확대하는 과정에서 전기차용 배터리 공급 논의도 더 활발하게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
테슬라는 최근 독일 베를린에서 유럽 첫 기가팩토리 가동을 시작한 데 이어 텍사스 기가팩토리 가동도 눈앞에 두고 공격적으로 전기차 생산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친환경 에너지 수요가 확대되면서 테슬라의 ESS사업 역시 전기차사업과 같이 높은 성장성을 인정받고 있다.
최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촉발된 국제유가 급상승 사태가 친환경 발전시장을 폭발적으로 성장시키는 촉매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테슬라가 전 세계 ESS시장에서 꾸준히 영향력을 확대하며 시장 성장에 대응하고 있는 만큼 삼성SDI와 LG에너지솔루션 등 배터리 공급사들도 동반 성장을 기대할 수 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친환경 에너지 활용의 중요성을 꾸준히 강조하고 있는 만큼 텍사스 기가팩토리에 이어 다른 지역의 공장에 대규모 ESS 구축을 추가로 추진할 가능성도 고개를 들고 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