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이 한국조선해양과 대우조선해양의 기업결합을 승인하지 않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고 해외언론이 보도했다.

11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한국조선해양과 대우조선해양의 기업결합에 거부권을 행사한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파악됐다.
 
해외언론 “유럽연합, 한국조선해양-대우조선해양 결합 불승인 가닥”

▲ 현대중공업이 건조한 17만4천㎥(입방미터)급 액화천연가스(LNG)운반선 시운전 모습. <현대중공업>


유럽연합이 기업결합을 불승인한다면 2019년 인도 타타스틸과 독일 티센크루프 기업결합 심사 이후 3년 만에 처음으로 외국 기업의 결합심사에서 불승인을 하는 것이다.

파이낸셜타임즈는 유럽연합 경쟁당국 관계자를 인용해 “액화천연가스(LNG)운반선 독과점 우려로 유럽연합이 기업결합을 불승인할 것이고 이번 주 안에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고 덧붙였다.

다만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조선해운시황 전문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한국조선해양과 대우조선해양은 지난해 발주된 대형 LNG운반선 75척 가운데 45척을 수주해 시장 점유율 60%를 기록하고 있다.

한국조선해양은 독과점 우려와 관련해 LNG운반선 가격을 당분간 인상하지 않고 중소조선사에 일부 기술을 이전하겠다는 방침을 제안했지만 유럽연합을 설득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파이낸셜타임즈는 “이번 불승인 결정은 유럽에서 에너지 가격이 급증하는 가운데 나온 것”이라고 짚었다.

이 매체에 따르면 유럽연합 경쟁당국 관계자는 “이번 불승인 결정이 LNG 가격 상승으로부터 유럽 소비자들을 보호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고 설명했다.

한국조선해양은 2019년 3월 산업은행과 대우조선해양 인수 본계약을 체결한 뒤 6개 나라에 기업결합심사를 요청했다. 현재까지 카자흐스탄, 싱가포르, 중국은 조건없는 승인을 했고 유럽연합과 한국, 일본은 심사를 진행하고 있다.

한국조선해양 관계자는 “아직 공식적으로 발표된 것이 없어 말할 수 있는 부분이 없다”며 “기업결합 승인을 받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장상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