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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 |
권영수 부회장이 LG유플러스에 ‘1등 DNA’를 심는 일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권 부회장 체제가 들어선 뒤 LG유플러스는 신형 프리미엄 스마트폰 가입자 유치에 공격적으로 나서면서 이동통신시장에서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
LG유플러스가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꼽는 스마트홈과 동영상사업 등도 순항하고 있다.
그러나 권 부회장이 LG디스플레이와 LG화학에서 사업을 세계 1등으로 키운 경험을 살려 LG유플러스에서도 1등 사업을 만들어 내기까지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 권영수 체제, 통신분야 경쟁력 찾기
24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LG유플러스가 권영수 부회장 체제를 맞아 주력사업인 통신분야에서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삼성전자의 갤럭시S7과 LG전자의 G5 등 신형 프리미엄 스마트폰 판매경쟁에서 가격경쟁력을 앞세워 선전하고 있는 것이 대표적이다.
LG유플러스는 갤럭시S7과 갤럭시S7엣지, G5 등을 구입하는 고객에게 경쟁기업보다 최대 4만 원 많은 할부보조금을 지급하는 전략을 내세웠는데 이 전략이 먹혀들고 있다.
LG유플러스는 갤럭시S7과 G5가 출시된 뒤 맞는 첫 번째 주말 판매경쟁에서 두 스마트폰 모두 이통3사 가운데 1위에 올랐다. 평일 판매경쟁에서도 SK텔레콤에 뒤지지만 KT와 접전을 펼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최근 LG전자가 내놓은 스마트워치 ‘어베인 세컨드 에디션’에도 가장 많은 보조금을 내걸고 공격적 판매를 이어가고 있다.
권영수 부회장 체제에서 이런 전략은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업계 관계자들은 본다. 그가 LG유플러스의 주력이자 본연사업인 통신분야의 경쟁력 강화를 외치고 있기 때문이다.
권 부회장이 LG유플러스 수장에 올랐을 때 통신사업 경험이 없는 점을 들어 통신사업보다 새로운 성장동력 발굴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하지만 권 부회장은 정공법을 택했다. 회사에 가장 큰 매출을 안겨주는 이동통신사업부터 체질을 바꿔 LG유플러스가 이통시장 만년 3위에서 벗어나야 새로운 성장동력도 발굴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권 부회장은 지난 3월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본연사업인 통신분야의 경쟁력을 높여 통신서비스 매출을 끌어올리겠다는 사업목표를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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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이 LG유플러스의 전국 직영점장 리더십 캠프에 참석해 선물한 신발의 끈을 묶어주고 있다. |
◆ '스킨십 경영'으로 조직 묶어
권 부회장은 취임 뒤 LG유플러스 직원과 직접 만나 소통하는 일을 확대하고 있다.
권 부회장은 LG유플러스 대표에 오른 뒤 CES2016과 모바일월드콩그레스2016 등 글로벌 대형 모바일박람회에 참가하지 않으며 회사를 파악하는데 주력했을 정도다.
권 부회장은 취임 초반부터 영업현장에 직접 찾아가 '간이 워크숍'을 열거나 전국의 직영대리점장들과 만나 신발을 선물하며 신발끈을 직접 매주는 등 '스킨십 경영'을 강화하고 있다.
이런 권 부회장의 행보를 놓고 LG유플러스 직원들의 '만년 3등주의'부터 바꾸기 위한 의도라는 분석이 나온다. 직원들에게 '나만 믿고 따라오라'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앞장서 LG유플러스 직원 기살리기에 나서기도 했다. 지난해 연말 LG전자의 최신 스마트폰인 'V10'을 LG유플러스 모든 직원에게 나눠주기도 했다. 또 자사주를 2억 원어치 매입했다.
LG유플러스의 한 관계자는 "권 부회장은 무작정 1등을 강조하기보다 왜 1등을 해야하는지, 어떻게 1등이 되야 하는지를 전달하며 직원을 독려하고 있다"며 "특히 업계 1위 기업인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를 강하게 비판하며 LG유플러스 직원을 하나로 뭉치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 권영수표 '1등 사업' 찾기는 시간 필요
권 부회장은 LG디스플레이와 LG화학을 거치며 맡은 사업을 모두 세계 1위로 끌어 올린 경험이 있다. 만년3위 LG유플러스에 이른바 ‘1등 DNA’를 심는 것이 권 부회장에게 주어진 가장 큰 과제다.
귄 부회장은 준비하고 있는 신사업들을 시작으로 그의 색깔을 입히는 작업을 가속화한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경영진들이 새로운 사업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 꾸준히 모임을 열고 준비하고 있다”며 “조만간 권영수표 신사업 비전이 대거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권 부회장은 LG유플러스가 기존에 강화하던 스마트홈과 간편결제, 동영상 등의 신사업 경쟁력도 높이려 한다.
특히 국내시장 점유율 1위로 자리매김한 스마트홈사업의 경우 앞으로 SK텔레콤과 KT가 이 시장진출을 본격화하면 경쟁이 치열해지기 때문에 LG유플러스는 ‘1등 지키기’를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LG유플러스는 우선 스마트홈 제품군을 다양화해 가입고객 수를 최대한 늘린다는 전략을 세웠다. 이를 위해 애견을 기르는 ‘애견족’을 대상으로 한 전용제품도 내놓기도 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권영수 부회장은 다양한 사업에서 LG유플러스가 안고 있는 문제점을 해결함과 동시에 성과를 높여야 한다는 부담을 안고 있다”며 “현재까지 평가는 대체로 긍정적인데 중요한 것은 그가 추진하는 사업이 본격화하는 올해 하반기 이후부터 어떤 성과를 내느냐에 달려있다”고 진단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서정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