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석열 국민의힘 대통령선거 후보(오른쪽)가 2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윤석열의 정부 혁신-디지털플랫폼 정부' 공약을 발표한 뒤 기자들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왼쪽은 김종인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 <연합뉴스> |
윤석열 국민의힘 대통령선거 후보가 새해 들어 정책행보에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반(反)
문재인'과 선거대책위원회 내홍에 가려 '
윤석열표 정책'은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이 많았다. 윤 후보의 정책 행보는 과연 효과를 보일까?
윤 후보는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저는 우리 정부를 디지털플랫폼 정부로 바꾸고자 한다"며 '
윤석열의 정부 혁신-디지털플랫폼 정부' 공약을 발표했다.
디지털플랫폼 정부란 디지털 기술과 빅데이터에 기반한 국민 맞춤형 서비스 정부를 의미한다.
윤 후보는 디지털플랫폼 정부를 추진하는 이유를 두고 "국민이 원하는 것을 정확히 파악해 정부가 먼저 서비스를 제공하고 누구나 공정하고 정직한 서비스를 받게 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는 정부가 1인 집사처럼 복지혜택을 챙겨주는 '마이 AI(인공지능) 포털'과 사이트 한 곳에 접속해 모든 행정 서비스를 처리할 수 있는 '원사이트 토털 서비스'를 도입하겠다고 공약했다.
이런 와중에도
문재인 정부를 향한 비판을 빼놓지는 않았다.
윤 후보는 "그동안
문재인 정부는 '그들만의 정부', '국민을 무시하는 정부'였다"며 "코로나 초기 방역실패와 백신 도입 실패를 감추기 위해 많은 정보를 숨기고 비과학적 방역조치로 수백만 자영업자들에게 희생을 강요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앞으로 디지털플랫폼 정부가 들어서면 감염병 대응도 훨씬 과학적이고 정교하게 할 수 있다"며 "부모님 시신을 무조건 화장하라 하고 저녁 9시 이후 영업금지 등 비과학적 방역지침도 더 이상 없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윤 후보는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청년 일자리 문제 해결이 최우선 국정과제다", "게임은 질병이 아니다" 등 2030세대를 향한 손짓도 이어갔다.
윤 후보의 새해 대선 전략은 '낮은 자세'와 '정책'으로 요약할 수 있을 듯하다.
그는 새해 첫 날인 1일 선거대책위원회 신년인사 및 전체회의에 참석해 "새해 국민 여러분께 희망을 드리는 뜻에서 제가 우리 선대위를 대표해 국민께 절을 올리겠다"며 구두를 벗고 큰절을 했다.
윤 후보는 "부족한 점을 고쳐 정권교체를 바라는 국민의 열망에 누가 되지 않도록 하겠다"며 "저부터 바꾸겠다. 함께 바꿉시다"고 덧붙였다.
윤 후보의 태도 변화를 놓고 정치권 안팎에서는 여론조사 지지율의 하락에 따른 대응이라는 평가가 많다.
그는 방송사 등의 새해 맞이 여론조사에서 모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에게 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격차도 10%포인트 안팎에 이르는 사례가 많았다.
부인 김건희씨의 허위이력 기재 사과,
이준석 대표의 선대위 이탈 등이 겹치면서 이른바 중도층의 이탈이 심각하다는 진단이 나왔다.
특히 정책 역량에 대한 의구심이 쌓이고 있다는 점이 윤 후보한테는 아픈 대목이다. 텔레비전 토론을 거부하는 모습은 이런 의구심을 더욱 악화시켰다.
두 후보의 경제정책 역량을 보여준 '삼프로tv' 인터뷰 방송은 이날 현재 이 후보 494만 명, 윤 후보 269만 명에 이른다. 두 배 격차다.
반
문재인, 반민주당 전략이 한계에 왔다는 지적까지 나온다. 전직 대통령 박근혜씨 특별사면 이후 문 대통령의 지지율도 오르고 있다.
국민의힘은 새해 들어 윤 후보의 정책·공약을 하나씩 내놓겠다고 했다. 윤 후보가 제안했던 '50조 원 지원'의 구체적 청사진도 곧 발표될 것으로 알려졌다.
윤 후보는 현장을 찾아 소통하는 빈도도 늘릴 계획을 세웠다. 당장 3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리는 증권파생상품시장 개장식에도 참석한다.
하지만 윤 후보의 정책 행보가 얼마나 효과를 볼지는 지켜볼 일이라는 게 정치권의 대체적인 전망이다.
새로운 정책을 내놓을 때 취재진의 질문이 이어질 것이고 정책에 대한 확실한 이해를 바탕으로 한 '실력'을 보여줘야 한다. 준비한 문건을 읽기만 한다면 유권자의 마음을 얻을 수는 없다.
잦은 말실수,
이준석 당대표에게 마이크를 넘겼던 일 등이 되풀이 된다면 정책 행보는 외려 역풍을 가져올 수도 있다.
국민의힘은 윤 후보의 정책 행보와 메시지 관리를 통한 지지율 회복에 희망을 걸고 있다.
김종인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은 2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선거 때는 국민 정서에 맞춰 메시지를 내야 하는데 그런 게 부족했다"며 "(적극적으로 개입해 나가면) 1월에는 다시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정상적인 경쟁 관계로 돌아온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서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