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학 현대엔지니어링 대표이사 사장이 KGETS 환경사업에너지사업부문 인수에 나섰다. 

김 사장은 경기에 관계없이 꾸준히 성장하는 환경기업을 사업 포트플로이에 넣어 경기에 민감한 건설업을 보완하고 해마다 늘고 있는 자체 건설폐기물 처리를 위해 환경기업 인수에 뛰어든 것으로 보인다.
 
[오늘Who] 현대엔지니어링 환경기업 인수전 등장, 김창학 빠른 길 찾아

김창학 현대엔지니어링 대표이사 사장.


17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KGETS 환경에너지사업부문 매각주관사인 EY한영은 다음주에 적격인수후보를 선정한다. 

이번 KGETS 환경에너지사업부문 매각에는 현대엔지니어링과 에코비트(옛 TSK코퍼레이션), 국내 사모펀드 운용사인 E&F프라이빗에쿼티 등 6~7곳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SK에코플랜트는 이번 인수전에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환경기업 인수합병(M&A)시장에 현대엔지니어링 등장은 예정됐다는 시선이 나온다. 

앞서 9월29일 현대엔지니어링이 발간한 ‘2021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는 환경·에너지사업을 추진해 글로벌 환경·에너지 전문기업으로 거듭나고자 한다며 폐기물 매립지와 소각장을 운영하여 더욱 친환경적 폐기물 처리를 모색하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자체 소각장이나 매립지를 보유하고 있지 않고 발생하는 폐기물은 전량 외부에 위탁처리해왔다. 새로 진출하기에는 신규 인허가를 받기가 쉽지 않은 만큼 인수합병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보인 대목이라고 할 수 있다.

김창학 사장은 폐기물 소각 및 매립처리비용이 상승하고 있는데 현대엔지니어링의 폐기물 발생량은 2017년 31만5604톤에서 2020년 58만2474톤으로 해마다 늘고 있어 환경기업 인수를 결심한 것으로 보인다. 

수도권매립관리공사의 건설폐기물 반입수수료는 2015년 톤당 4만7천 원에서 2020년 9만9893원으로 올랐다. 수도권매립관리공사는 건설폐기물 반입수수료를 2022년부터 14만7497원으로 47.7% 올리기로 했다. 

특히 소각 및 매립사업은 대규모 투자가 필요하고 신규 인허가가 쉽지 않아 입수합병을 통한 진출이 가장 합리적 방법으로 꼽힌다. 

김 사장은 폐기물 처리사업과 건설업의 시너지가 충분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폐기물 처리사업은 경기와 무관하게 안정적으로 매출을 올릴 수 있어 경기에 민감한 건설업을 보완할 수 있고 자체 건설폐기물도 처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국내 환경사업은 태영그룹에 속한 에코비트와 SK에코플랜트, 아이에스동서 등이 인수합병을 통해 폐기물 처리사업을 키우고 있다. 

현대엔지니어링이 환경기업 인수합병시장에 등장한 만큼 볼트온전략(유사기업 인수합병)을 추진하던 기존 기업들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는 시선이 나온다. 

현대엔지니어링이 막강한 자금력으로 환경기업 순위를 뒤바꿀 수 있기 때문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의 연결기준 2021년 3분기 부채비율은 59.4% 업계 최저 수준인데다 신용등급도 AA- 등급으로 평가받고 있다. 

더욱이 현대엔지니어링은 당장 사업자금으로 투입할 수 있는 현금 및 현금성자산과 단기금융상품만 2조 원가량을 보유하고 있어 환경기업 인수합병으로 단기간에 사업을 키울 수 있다는 시선도 나온다. 

실제 SK에코플랜트도 2020년 환경폐기물업체 EMC홀딩스(현 환경시설관리)를 1조 원에 인수하고 이어 2021년에 도시환경, 이메디원, 그린환경기술 등 7개 기업을 추가로 인수해 단숨에 덩치를 키웠다. 

KGETS에 이어 최근 소각시장 점유율 2위인 에코매니지먼트코리아(EMK)도 인수합병시장에 매물로 나왔다. 에코매니지먼트코리아의 매각가격은 1조 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현대엔지니어링이 2020년에 매출 1287억 원을 낸 에코매니지먼트코리아와 매출 1539억 원을 거둔 KGETS 환경사업부를 품으면 단숨에 환경사업분야 3위 자리도 넘볼 수 있다. 

2020년 기준으로 환경사업 매출을 살펴보면 에코비트가 7930억 원으로 1위, SK에코플랜트 4800억 원으로 2위, 아이에스동서가 2800억 원으로 3위를 보였다.

KGETS는 KG그룹에서 환경사업과 바이오에너지, 철강 및 항만사업 등을 하고 있다. KG케미칼이 KGETS 지분의 46.55%를 보유하고 있다. 

KGETS 환경에너지사업부문 매각 금액은 5천억 원 이상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환경사업부문의 높은 성장성에 더해 최근 폐기물소각기업에 관한 가치가 높아진 것이 고려된 가격으로 알려졌다. 

KGETS 환경에너지사업부문은 2021년 3분기까지 누적으로 매출 1388억 원, 영업이익 225억 원을 거뒀다.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매출은 22.1%, 영업이익은 47.8% 늘어난 것이다. 

현대엔지니어링 관계자는 "이번 예비입찰에 참여한 것은 맞지만 입찰과 관련한 사안에 관해서는 말해주기 어렵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류수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