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 등 국내 화장품업체들이 짝퉁 화장품 유통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짝퉁 화장품은 국내 화장품업체들에게 금전적 손실뿐 아니라 기업 이미지 훼손이라는 손해를 끼친다.
국내 화장품기업들과 정부는 짝퉁 근절을 위한 대책을 마련하는 데 온힘을 쏟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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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인 관광객들이 서울시내 한 면세점에서 화장품을 구매하고 있다. |
28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화장품업체들은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위조방지 솔루션을 적용하는 등의 방법으로 정품 지키기에 나섰다.
‘마유크림’으로 유명한 클레어스코리아는 정품인증 히든태그를 제품 하단에 부착해 앱에서 실시간으로 정품 확인을 할 수 있는 인증시스템을 도입했다.
클레어스코리아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마유크림을 복제해 판매하는 사례가 끊임없이 적발됐다”며 “일일이 적발에 나설 수 없어 소비자 스스로 정품을 확인하고 구매할 수 있도록 인증 앱을 홍보하고 정식 유통채널에서만 판매한다는 사실을 강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서준 마스크팩’으로 잘 알려진 기능성 화장품업체 더우주와 미백화장품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제이준코스메틱은 국내 신소재 기업 나노브릭이 개발한 위조방지 솔루션 엠태그(M-Tag)를 적용해 짝퉁 방지에 나섰다.
엠태그는 자기장에 의해 색이 변하는 나노신소재를 적용했기 때문에 판촉용 고무자석을 대면 눈으로 색 변화를 확인해 정품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1월에 알리바바와 지식재산권 보호에 관한 업무 협약(MOU)을 체결하고 중국 온라인에서 위조품 유통과 판매를 방지하는데 힘을 쏟고 있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이번 제휴로 온라인시장에서 위조품을 단속하기 위한 양사 활동이 더욱 강화될 것”이라며 “중국법인에 위조품전담대응팀도 구성해 짝퉁제품 유통이 발견될 경우 형사고발 등의 강경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LG생활건강은 제품에 특수 제작된 홀로그램을 부착하고 용기 디자인을 까다롭게 만들어 짝퉁에 대응하고 있다. 중국에서 인기가 높은 한방화장품 ‘후’, ‘숨 37’ 등의 용기 유리 부분이나 뚜껑 금속 장식, 연꽃 등의 조각을 정교하게 만들어 모방을 힘들게 하겠다는 것이다.
정부도 짝퉁 화장품 유통을 차단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관세청은 7월부터 '역직구 수출 통관 인증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이 제도는 국내 제조업체가 생산한 정품이 세관의 통관절차를 거쳤다는 사실을 인증하는 제도로 QR코드를 통해 정품 여부를 확인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짝퉁 화장품은 주로 중국인 소비자를 겨냥하고 있다. 국내 짝퉁업체들은 중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짝퉁 제품을 제작해 판매하고 있다.
서울 도봉경찰서는 최근 중국인들에게 유명한 국내 상표를 붙인 화장품 8천여 세트를 팔아 3억 원어치의 부당이익을 챙긴 혐의로 장모씨 등 13명을 입건하기도 했다.
중국 현지에서는 중소업체들이 난립해 짝퉁 제품을 온라인과 오프라인 채널에서 유통·판매하고 있다. 특히 중국 온라인에서 판매되는 한국 화장품 가운데 40%는 짝퉁 제품인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은 특허에 대한 이해도가 낮고 처벌 형량도 높지 않다보니 짝퉁제품 유통 문제가 심각한 상황”이라며 “국내외 짝퉁제품 유통 물량이 수억 원에서 많게는 수백억 원에 이르는 등 피해규모도 상당하다”고 말했다.
금전손실도 문제지만 성분검증도 제대로 되지 않은 복제품이 팔려나가면서 기업이미지가 훼손되는 것도 문제다.
과거에는 짝퉁제품이 한눈에 봐도 구별이 갈 정도로 조악했지만 요즘에는 갈수록 정교하게 복제품을 만들어내 단속도 쉽지 않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이 수입화장품의 위생허가를 강화해 가뜩이나 직수출을 늘리는 것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짝퉁제품을 정품으로 알고 구매한 소비자들이 사용 후 문제가 생기면 피해는 고스란히 정품 제조업체들에게 돌아간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백설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