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이배 제주항공 대표이사가 국제선에서 화물사업을 강화하고 국내선에서는 차별화한 항공상품과 기내서비스를 내놓는 등 수익 확보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국제여객 감소와 국내선 출혈경쟁에 따른 경영여건 악화를 딛고 코로나19 이후까지 버틸 힘을 모으겠다는 것이다.
18일 제주항공에 따르면 김 대표는 올해 베트남 화물노선을 시작으로 화물사업역량을 더 강화한다.
제주항공은 지난해 10월부터 여객기 내 좌석을 활용한 화물사업을 전개하고 있는데 김 대표는 13일 베트남 호찌민 화물노선에 직접 탑승해 운항실태 등을 점검했다.
김 대표의 행보는 항공화물사업에 역량을 더욱 강화하려는 의지로 해석된다.
3월부터 인천과 베트남 호찌민을 오가는 이 노선은 제주항공이 3번째로 취항한 화물노선이다. 제주항공은 인천~대만 타이베이 노선과 인천~중국 하이커우 노선도 화물노선을 운영하고 있다.
제주항공은 기존 여객기 좌석을 제거하지 않고 직물과 의류, 가구, 전자제품 등 비교적 부피가 작은 화물을 최대 8톤까지 적재하는 방식으로 편당 2천만 원 정도를 벌어들이고 있다.
항공화물사업은 아직 제주항공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 정도로 작지만 안정적 수익원이라는 점에서 긍정적 평가를 받고 있다.
김 대표는 최근 항공화물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최근 수출입기업들이 해운업계 가용선박 부족에 따라 제품 수출과 원료 수입에 항공화물운송을 이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김 대표는 1월 창립 16주년 기념식에서 "불확실성이 극대화한 상황에서는 민첩하게 대응하는 조직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며 "항공운송 등 핵심역량이 아니던 사업분야에서도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국내노선에서는 다른 저비용항공사와 기내서비스를 차별화해 경쟁력을 키우는 데 집중하는 것으로 보인다.
김 대표는 젊은층 고객을 대상으로 한 협업 마케팅과 브랜드 홍보에 힘을 주고 있다.
제주항공은 4월 서울 마포구에 제주항공 승무원이 직접 운영하는 기내식 카페 ‘모두락’를 열고 제주항공 기내식 인기메뉴와 음료, 기념상품 등을 판매하기 시작했으며 hy(옛 한국야쿠르트)와 손잡고 제주항공 기내식 도시락도 만들어 한정판매하기도 했다.
또 4월 인기 오디션 프로그램 참가자를 섭외해 기내 팬미팅을 성사시키기도 했는데 제주항공은 앞으로도 연예인과 협업한 항공 이벤트 상품과 굿즈 등을 만들어 판매한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여객수요 창출을 위해 다양한 이벤트 비행을 기획해 고객들에게 차별화된 비행상품을 지속적으로 선보이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런 제주항공의 노력은 지난해 코로나19로 촉발된 항공업계 위기를 이겨내기 위한 것이다.
항공업계는 국제선 운항이 사실상 멈추면서 국내선 운항으로 버티고 있는데 이 마저도 출혈경쟁으로 번지면서 실적 악화를 겪고 있다. 5월 김포~제주 노선의 경우 편도기준으로 1만 원 이하 항공권이 등장하기도 했다.
제주항공 역시 2019년 기준 매출의 74%를 차지했던 국제여객이 회복되지 않아 적자수렁에 빠졌는데 올해 1분기에는 실적이 더욱 악화됐다.
제주항공은 올해 1분기 매출 418억 원, 영업손실 873억 원 냈다. 2020년 1분기보다 매출은 81.8% 줄고 영업손실은 32.8% 늘었다.
김 대표는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여러 자구책을 시행하고 있다. 올해는 고정비를 줄이기 위해 운영하는 항공기 수를 줄이고 기존에 검토했던 중대형항공기 도입도 미루는 선택을 했다.
김 대표는 2월 제주항공 사보를 통해 “지금의 비즈니스모델을 더욱 튼튼히 하고 핵심 경쟁력을 바탕으로 사업을 확대하는 것을 꾀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충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