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헌 KB손해보험 사장이 미국지점의 정상화에 주력하고 있다.
미국지점은 무리한 상품판매로 적자에 빠지면서 KB손해보험의 발목을 잡아왔다. 김 사장은 미국지점에 대규모 자금을 투입하고 구조를 개편해 부실을 털어내고 있다.
11일 KB손해보험에 따르면 KB손해보험은 11~12월 동안 미국지점에 최대 5천만 달러를 투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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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병헌 KB손해보험 사장. |
KB손해보험은 9월 실적을 발표하면서 1억 달러의 영업기금을 미국지점으로 송금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KB손해보험 관계자는 “KB손해보험은 9월에 이어 11~12월에 최대 5천만 달러를 추가로 투입할 계획을 세웠지만 정확한 일정이나 규모를 아직 정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KB손해보험은 미국지점의 지급준비금 적립규모를 늘리기 위해 자금을 지원하고 있다. 지급준비금은 고객에게 보험금을 지급하기 위해 일정 금액을 미리 쌓아둔 것이다.
미국지점은 본사의 자금투입에 힘입어 3분기에 지급준비금이 2억4550만 달러로 늘어났다. 2014년 말 1억4980만 달러에서 1억 달러 가까이 증가한 것이다.
KB손해보험 관계자는 “미국지점의 지금준비금 적립 규모를 확대해 지금까지 냈던 손실을 줄이려 한다”며 “전체 1억5천만 달러를 투입하면 미국지점의 부실을 90% 이상 털어내면서 경영정상화를 이룰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지점은 올해 3분기까지 누적 순손실 1225억 원을 냈다. 지난해 전체 순손실 516억 원에서 2배 이상 불어난 것이다.
KB손해보험도 미국지점의 손실이 반영돼 3분기까지 누적 순이익 1049억 원을 내는 데 그쳤다. 순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7.9%나 감소했다.
KB손해보험 미국지점은 2012~2013년 현지 소상공인들에게 배상책임보험 상품을 무리하게 판매해 손실을 냈다. 당시 KB손해보험 미국지점은 세탁소처럼 사고가 일어나기 쉬운 상점 주인들을 주요 고객으로 삼았으며 사후관리도 제대로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김 사장은 KB손해보험 미국지점의 문제를 수습하기 위해 실사팀을 파견하고 7~10월 동안 경영구조를 개편했다.
김 사장은 “미국지점에서 대규모 손실이 일어난 뒤 보험료를 올리고 보험 물량을 인수하는 기준도 강화하고 있다”며 “미국지점을 흑자로 전환시키기 위해 경영개선 과제의 실행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지점은 실사 이후 배상책임보험 상품의 보험료를 연 10~15%대로 올리고 주요 고객층도 사고 위험성이 낮은 제화점 등으로 바꿨다.
미국지점은 보험중개인 관리체계를 수익성 위주로 재편하는 등 비용구조도 바꿨다. 이를 통해 미국지점은 2014년 1590만 달러였던 경상비용을 올해 1~9월 970만 달러로 줄였다.
증권업계도 KB손해보험 미국지점의 경영정상화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원재용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KB손해보험 미국지점은 본사의 지원에 힘입어 조만간 경영정상화를 이룰 가능성이 높다”며 “미국지점의 손실에 가려져 있던 국내 영업의 우수한 기초여건이 KB손해보험의 향후 실적에 반영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준섭 유안타증권 연구원도 “KB손해보험 미국지점이 9월에 지급준비금을 대규모로 적립했기 때문에 앞으로 일반보험에 관련된 추가 손실이 생길 가능성이 높지 않다”며 “10월부터는 정상적인 국면에 들어갔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