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화재가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자동차보험 및 일반보험 손해율 하락에 힘입어 2분기 실적이 좋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다른 손해보험사들과 달리 수익 방어를 위한 채권 매각도 없어 순이익이 눈에 띄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1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의 2분기 실적 개선이 두드러질 것으로 보인다.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삼성화재가 2분기에 연결기준으로 순이익 2170억 원을 거둘 것으로 추산했다. 1분기 실적보다 32.3% 늘어나는 것이다.
삼성화재는 2020년 1분기에 연결기준으로 순이익 1640억 원을 냈다. 2019년 1분기와 비교해 28.9% 줄었다.
화학공장 화재사고 등 대형사고에 따른 보상금 지불로 손해율이 높아졌던 탓이다.
삼성화재가 2분기에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되는 이유는 자동차보험 등 주요 보험상품의 손해율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화재의 5월 자동차보험 손해율(가마감)은 81.6%로 2019년 5월보다 6.9%포인트 하락했다.
4월 자동차보험 손해율도 79.7%로 집계돼 지난해 4월보다 9.3%포인트 낮아졌다.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낮아진 것은 코로나19가 수도권을 중심으로 재확산하면서 사회적 거리두기의 영향으로 차량 운행량이 줄어 자동차사고가 감소했기 때문이다.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사고가 난 고객에게 지급하는 보험금 대비 고객으로부터 받은 보험료의 비율을 말한다. 자동차보험의 적정 손해율은 78~80%가량이다.
삼성화재는 2019년 12월 기준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100%를 넘기는 등 수익성이 악화돼 실적이 부진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2020년 1분기부터 자동차보험 사고접수 건수가 줄어 손해율이 하락했다.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5월8일부터 한 달 넘게 두 자리 수를 유지하며 수도권을 중심으로 산발적 재확산 추세에 있는 만큼 자동차보험 손해율 감소세가 2분기에도 계속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화재, DB손해보험, 현대해상, KB손해보험, 메리츠화재 등 주요 손해보험사 5곳의 5월 자동차보험 사고 접수건수는 37만9586건으로 집계됐다. 2019년 5월 42만2245건과 비교해 12.2% 하락했다.
다만 자동차보험 손해율 감소는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일시적 현상에 그칠 수 있다는 시선도 있다.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안정적으로 유지될 것인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것이다.
2015년 메르스 사태가 벌어졌을 때도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일시적으로 개선됐지만 연간 개선효과는 보지 못했다. 감염병 확산 사태가 지속될 수록 외출을 자제하기보다 상대적으로 안전한 자차를 이용해 외출할 가능성이 늘어날 수 있다.
일반보험 손해율도 2분기에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화재 2분기 일반보험의 예상 손해율은 73.2%로 1분기와 비교해 7.9%포인트 낮아질 것으로 전망됐다. 화학공장 화재 등 대형사고로 삼성화재 1분기 일반보험 손해율이 상대적으로 높았던 것으로 분석됐다.
2분기 실손의료보험 등 장기보험의 손해율도 낮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전염 우려 때문에 대면접촉을 꺼리면서 병원 방문을 기피하는 현상이 2분기 실손의료보험 손해율 하락에 도움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병원을 방문하는 환자가 적어져 보험금 청구 건수가 줄어든다면 손해율은 개선된다.
보험영업 이외에 투자영업부문에서도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
정태준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삼성화재는 지난해 이익 방어를 위한 채권 매각이 없었기 때문에 올해 줄여야 할 비경상적 투자영업이익이 없다”며 “주요 손해보험사 가운데 이익 증가가 가장 눈에 띌 것”이라고 말했다.
DB손해보험은 2019년 이익과 배당 실현을 위해 대규모로 채권을 매각했다. 현대해상은 지난해 우량채권을 판매했다.
저금리환경에서 금융자산을 처분하면 실적을 끌어올리는 데 단기적으로 도움이 되지만 향후 이자수익은 줄어들 수밖에 없기 때문에 DB손해보험 등은 올해 채권 매각이익을 줄일 것으로 보인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예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