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인터넷메신저를 통해 여성 성착취물을 제작·유포한 혐의를 받는 ‘박사’ 조주빈씨의 신상공개를 결정했다.
서울지방경찰청은 24일 서울 종로구 청사에서 열린 신상정보 공개심의위원회에서 조씨의 신상정보를 공개하기로 결정했다.
▲ 인터넷메신저를 이용해 여성들을 유인한 뒤 성착취물을 제작하고 유포한 혐의를 받는 피의자 '박사' 조주빈씨. <서울지방경찰청> |
이에 따라 조씨는 25일 오전 검찰에 송치되는 과정에서 직접 얼굴이 공개된다.
조씨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에 따른 첫 신상공개 피의자가 됐다. 이번 결정에는 경찰 내부위원 3명과 법조인·교수·의사·심리학자 등 외부위원 4명이 참여했다.
서울지방경찰청은 “국민의 알 권리와 같은 종류 범죄의 재범 방지, 범죄예방 차원에서 공공의 이익에 부합하는지 여부를 종합적으로 심의해 피의자의 성명과 나이, 얼굴을 공개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조씨는 미성년자를 포함한 여성 피해자들을 꾀어내 얼굴을 볼 수 있는 나체사진을 받은 뒤 이를 바탕으로 성착취물을 찍도록 협박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렇게 받은 성착취물을 인터넷메신저 텔레그램에 개설한 단체 채팅방 ‘박사방’에 유포한 혐의도 있다.
이와 관련해 서울지방경찰청은 “피의자 조씨는 불특정 다수의 여성을 노예로 지칭하며 성착취 영상물을 제작·유포하는 등 범행수법이 악질적이고 반복적”이라고 밝혔다.
서울지방경찰청은 “아동과 청소년을 포함해 피해자가 70여 명에 이르는 등 범죄가 중대한 데다 구속영장이 발부됐고 인적·물적 증거도 충분히 확보됐다”고 덧붙였다.
앞서 조씨는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19일 구속됐다.
이때를 전후해 조씨를 비롯해 성착취물 제작·유포자와 소지자들의 신상을 공개해야 한다는 여론에 불이 붙었다.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 18일 올라온 ‘텔레그램 n번방 용의자 신상공개 및 포토라인 세워주세요' 청원은 24일 오후 5시 기준으로 256만 명 이상의 동의를 얻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