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선주 IBK기업은행장이 한국 영화의 흥행 돌풍에 힘입어 영화 투자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
기업은행은 최근 나란히 관객 1천만 명을 넘긴 영화 ‘암살’과 ‘베테랑’에 모두 투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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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선주 IBK기업은행장. |
8일 금융권에 따르면 기업은행은 ‘암살’과 ‘베테랑’의 흥행에 힘입어 영화제작 투자 부문에서 상당한 수익을 낼 것으로 예상된다.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암살’은 7일 기준으로 누적 관객 수 1251만 명을 넘겼다. ‘베테랑’도 누적 관객 수 1194만 명을 기록해 1200만 명 돌파를 눈앞에 뒀다. 두 영화는 우리나라 역대 영화 관객 수 6위와 8위를 차지하고 있다.
‘암살’과 ‘베테랑’은 7일 기준으로 각각 970억 원과 936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암살’은 제작하는 데 220억 원이 들어갔고 ‘베테랑’에 약 90억 원이 투입된 점을 감안하면 기업은행이 거둘 수익률도 상당할 것으로 예측된다.
기업은행은 문화사업 대출과 투자를 전담하는 문화콘텐츠금융부를 통해 ‘암살’과 ‘베테랑’ 제작에 투자자로 참여했다.
기업은행은 두 영화에 투자한 금액을 밝히지 않았다. 다만 ‘암살’의 경우 기업은행이 약 5억 원을 투자했다는 말이 나돈다.
기업은행이 상반기에 투자한 영화 ‘연평해전’도 605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손익분기점 260만 명을 훌쩍 넘겼다. 기업은행은 국내 은행 가운데 처음으로 영화제작 투자주관사를 맡아 ‘연평해전’에 30억 원을 투자했다.
기업은행은 이에 힘입어 2년 연속으로 영화제작 투자부문에서 상당한 수익을 낼 것으로 보인다. 기업은행은 지난해 ‘수상한 그녀’, ‘관상’, ‘명량’, ‘국제시장’ 등에 투자해 100%를 웃도는 수익률을 거뒀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수상한 그녀’ 하나로 지금까지 220%의 투자수익률을 내기도 했다”며 “영화는 상영이 끝난 뒤에도 IPTV와 DVD 등 부가수익을 계속 거둘 수 있는 것도 장점”이라고 말했다.
권 행장은 영화를 비롯한 문화콘텐츠사업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기업은행은 지난 1~8월 동안 영화 등 문화콘텐츠사업에 2648억 원을 투자했다. 여기에는 문화콘텐츠기업을 대상으로 한 대출과 직접투자가 모두 포함된다.
기업은행은 약 10편의 영화 제작에 직접투자를 하기도 했다. 지난해 드라마 ‘왔다 장보리’ 제작을 지원하는 등 드라마와 뮤지컬 등으로 투자영역을 넓히고 있다.
권 행장은 “문화콘텐츠 제작사업자는 담보력을 갖추기 힘들어 대출도 받기 어렵고 수익이 단기간에 나오지 않는다”며 “기업은행이 문화융성을 위해 투자에 나서면서 은행과 제작사업자가 모두 이익을 얻는 결과가 나왔다”고 밝혔다.
KDB산업은행과 우리은행 등 다른 은행들도 영화제작 투자에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영화는 흥행에 실패할 경우 투자손실 규모가 크기 때문에 은행들도 선뜻 뛰어들지 못하고 있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영화제작 투자는 잠재위험성이 높은 분야인 만큼 제작 진행 단계부터 영화 안팎의 요소를 신중하게 살펴야 한다”며 “‘암살’과 ‘베테랑’ 이후 투자할 영화도 마찬가지로 검토 단계를 거쳐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